누구든 지면 뿌리째 흔들린다…선거 결과별 시나리오는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4.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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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운명의 날’…민주당, 이기면 레임덕 위기 극복 vs 지면 내홍 불가피
4·7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후 부산 시민들이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각 후보의 마지막 유세를 경청하는 모습 ⓒ 연합뉴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후 부산 시민들이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각 후보의 마지막 유세를 경청하는 모습 ⓒ 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 이후 정국 구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대선 전초전’ 성격의 이번 보선에서 승리하는 진영은 향후 대권가도에 탄력을 받겠지만, 패배하는 쪽은 상당 기간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 이후 4연패 중인 야당이 보수 재건의 계기를 만들지, 레임덕 위기에 놓인 문재인 정부가 국정동력을 회복할지 여부가 이번 보선 결과에 달렸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 전까지 지지율에서 우위를 보인 국민의힘은 ‘압승’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오전 투표를 마친 뒤 “일반 시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을 볼 것 같으면 50% 약간 넘길 거라 생각한다”며 “예상대로 오세훈 후보가 상당한 표차로 승리할 거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김 위원장의 예상과 같이 국민의힘이 부산과 서울 선거에서 모두 이기면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의 구심점을 자처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야권 잠룡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경우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재조명될 전망이다. 올해 초만 해도 후보조차 내지 못하던 국민의힘의 판세를 반전시킨 장본인이어서다. 김 위원장은 오는 8일 위원장직을 내려놓는다는 계획이지만, 당내에서는 이미 그를 ‘킹메이커’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김 위원장 재추대론에 불이 붙으면 김무성 전 의원이나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차기 당권을 노리던 구세력은 힘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주도권 잡기가 어려워져 통합 이외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지거나 두 곳에서 모두 진다면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당 해체 위기에 직면할 것이고, 안 대표와 윤 전 총장 등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로 원심력이 커질 전망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반대로 여당이 예상을 뒤엎고 승리하게 된다면 정권 재창출의 모멘텀을 확보하게 된다. 레임덕 위기에 몰렸던 문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게 되고, 검찰개혁 등의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 또 이번 선거에 명운을 걸었던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반등의 기회를 만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다시 양강 체제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이 서울 수성에 실패한다면 180도 다른 상황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유력 대권주자에서 사라지고 이 지사 독주 체제 또는 제3의 후보 등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제3 후보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두관·이광재 의원 등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재편과 맞물려 이 지사가 독자 노선을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울러 당은 물론 청와대도 거센 책임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부동산 문제 해법을 놓고 당청이 미세한 시각차를 보여 온 만큼, 견고했던 당청 관계가 흔들리며 문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은 블랙아웃 기간 동안 판세에서 밀렸으나,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샤이 진보’ 표심을 투표장으로 끌어낼 경우 ‘대역전 드라마’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선 2%포인트 차 안팎의 초박빙 승부를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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