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상속세 핵심 포인트 셋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4.19 14: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대 13조원, 연부연납 가능성…미술품은 기부하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보유 주식에 대한 상속세만 11조원을 넘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속인들의 정확한 세금 납부 규모와 방식 등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가 상속인들의 상속세를 둘러싼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① 전체 상속세액은 얼마?

이 회장 상속 재산 중 주식에 대한 상속세액은 11조366억원으로 확정된 상태다. 이밖에 이른바 ‘이건희 콜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과 부동산은 감정을 가쳐 상속재산가액이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이 회장 소유이던 에버랜드 부지와 자택 등 부동산은 2조원 전후, 문화재와 근현대미술품 약 1만3000점은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사이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전체 상속세액은 13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② 상속세 납부 방식은?

삼성가 상속인들의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은 이달 말이다. 10조원이 넘는 세금을 한 번에 납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삼성가 상속인들이 상속세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심산이 크다고 분석한다. 연부연납은 납세자가 상속세를 신고할 때 신고한 세액의 6분의1을 내고 나머지 6분의5를 5년 동안 분할납부하는 제도다.

상속세액이 13조원으로 결정됐다고 가정하면, 이중 약 2조1666억원을 이달 말까지 내고 이후 5년 동안 매년 약 2조1666억원씩을 분할납부하는 식이다. 다만 분할납부에는 가산금이 적용된다.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고려해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한다. 지난해 10월 이 회장 별세 당시 가산금 금리는 1.8%였지만, 지난 3월 1.2%로 낮아졌다. 한해 가산금 규모가 600억원 정도 줄어든 셈이다.

삼성가는 최근 삼성전자 특별배당 등으로 받은 1조3000억원 이상의 주식배당을 이달 말 상속세 납부에 주요 재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후 분할납부해야 하는 세금이다. 상속인들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은 고려하기 어렵다. 경영권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삼성가 상속인들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보유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 대출을 받는 등의 방식으로 분할납부할 상속세를 충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③ ‘이건희 콜렉션’의 향방은?

이 회장 상속세와 관련해 최근 논란이 된 ‘이건희 콜렉션’의 향방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미술계에서는 이 회장 소유의 미술품을 놓고 상속세 물납 대상에 문화재와 미술품을 추가하자는 논의가 일었다. 가치 높은 문화재와 미술품이 국가가 아닌 민간 내지는 해외로 매각될 경우 국민의 문화유산 향유권에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미술품 물납제는 법제화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현재로선 미술품을 상속받기 위해 작품가의 절반을 상속세로 내야 할 수밖에 없다. 미술품을 공익재단 등에 기부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미술품 소유권이 재단에 넘어가는 대신 상속자는 미술품에 대한 상속세를 부담에서 자유로워진다. 실제 삼성가 상속인들은 이 회장 소유의 미술품 일부를 박물관이나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미술품 물납제의 입법을 기다리는 방법도 거론된다. 미술품 물납제는 지난해 11월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 법률안에 포함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돼 시행된 이후 분할납부 분에 대해서는 미술품 물납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삼성가 상속인들은 미술품의 소유권을 국가에 넘겨 국민의 문화유산 향유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상속세 부담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0월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0월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