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 주안미디어문화축제, 4년간 ‘쪼개기’ 발주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1.04.2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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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계약법 어기고 무더기 수의계약…34건 중 30건 외부지역 업체들 수주
“지역 업체‧예술인 참여 비중 늘려야”

인천시 미추홀구가 주안미디어문화축제(미디어축제)를 진행하면서 4년간 지방계약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축제 운영에 필요한 용역을 여러 분야로 쪼개서 외지 업체들과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주민축제가 ‘일감 나눠먹기 축제’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 미추홀구 전경. ⓒ이정용 기자
인천시 미추홀구 전경 ⓒ이정용 기자

29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미추홀구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 미디어축제 운영과 관련된 용역을 여러 분야로 분리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에 3건을 비롯해 2018년에 12건, 2019년 17건, 2020년에 2건 등이다.

미추홀구는 2018년과 2019년에 진행된 미디어축제의 개막축하공연과 영상제작, 콘텐츠제작, 무대‧음향‧조명‧설비 설치, 개‧폐막 공연, 기획 등 모든 부문을 1인 견적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인천시 감사관실은 미추홀구가 미디어축제를 진행하면서 부당하게 시간 간격을 두고 용역을 분할해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등 지방계약법 상 입찰과 계약집행 기준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감사관실은 당시 “쪼개도 너무 쪼갰다”고 지적하고, 담당 공무원을 주의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감사관실에 따르면, 미추홀구는 미디어축제 운영과 관련된 용역의 대부분을 외지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용역 34건 중 30건은 서울과 경기, 인천시 계양‧연수구 소재의 기획업체들에게 돌아갔다. 이는 2004년부터 ‘주민들이 직접 완성하는 축제’로 시작된 미디어축제가 ‘업체들의 일감 나눠먹기 축제’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축제의 취지가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지역 예술인들과 지역 업체들의 참여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추홀구는 ‘2017 미디어축제’를 진행하면서 축제운영위원회 측에 인건비를 과다하게 지출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2018년부터는 수의계약을 통해 미디어축제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인천시 감사결과 지적된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미디어축제 운영과 관련된 용역을 통합해 발주하고 공개경쟁입찰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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