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톱’ 된 김기현, ‘김종인 바통’ 이어받나 새로 쓰나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4.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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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巨與) 맞서 대선까지 진두지휘해야…합당보다 자강에 무게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 시사저널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 시사저널

국민의힘 새 원내 사령탑에 4선의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이 선출됐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하는 동시에, 4·7 재보궐 선거 승리 이후 파열음을 내는 당심을 추스르고 대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당분간 당 대표 권한대행을 겸직하며 ‘원톱’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신임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출 차기 당 대표가 아직 선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기 전당대회는 빨라야 5월 말이나 6월께 열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적어도 한 달 동안은 김 신임 원내대표가 당을 진두지휘하게 된다는 의미다. 

김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상대로 한 원구성 재협상이 될 전망이다. 현재 공석인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은 박광온 의원을 내정하고 “상임위 재배분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일방적 강행은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국회는 오는 5월 본회의에서 새 법사위원장 선출 표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당장 김 원내대표는 이날(30일)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사위원장직을 돌려주지 않으면 폭거이자 범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강경 대응 기조를 취한 셈인데, 김 원내대표가 원구성 재협상 속에서 어떤 대여 전략을 취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자강이냐 통합이냐…내홍 수습하고 대권 체제 전환해야 

무엇보다 김 원내대표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갈등 봉합이다. 4·7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하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떠난 이후 국민의힘은 여러 안건을 두고 이견이 분출되면서 내홍 조짐이 일었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이 점화한 ‘탄핵 부정론’과 ‘사면론’의 등장, 김용판 의원발(發) ‘윤석열 책임론’ 등에 갑론을박이 나오면서다. 이를 두고 ‘도로 한국당’이란 조롱 섞인 비판까지 제기된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한 김 원내대표의 교통정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김 원내대표는 야권 통합의 숙제도 떠안게 됐다. 현재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강이 먼저냐, 국민의당과 통합이 먼저냐를 두고 양분된 형국이다. 김 원내대표는 일단 자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의힘 스스로 힘을 기르면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는 구상이다. 그는 선출 이후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대해 “합당을 위한 합당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기와 방법, 절차는 가장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나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영남당’ 논란을 수습해야 할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4·7 재보궐 선거 이후 쇄신의 일환으로 당내에서 ‘영남당 경계론’이 형성된 상황이다. 그런데 영남 출신인 김 원내대표가 지도부로 선출된 만큼, 해당 논란을 정면 돌파하는 게 불가피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영남 경계론과 관련해 “우리 당 주요 지지기반이 영남인데, 영남당이 안 된다는 건 우리 지지기반을 스스로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전국정당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원내대표는 영남을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고시 25회로 부산지법 울산지원 판사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3년 한나라당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2004년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울산에서 내리 3선(17·18·19대)을 지냈다. 2018년에는 제6회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당선됐으나, 제7대 지방선거에서 현 송철호 울산시장에 패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21대 총선에 당선, 4선 고지에 올랐다. 이후 이날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경쟁자인 3선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의원을 32표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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