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타이틀 회복했지만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
  • 이장수 뉴프레임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3 10:00
  • 호수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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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수주 회복에도 종업원 수 감소 왜?…친환경 엔진 개발 통해 경쟁력 높여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최근 전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1%를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2019년보다 5.0% 감소했고, 수출도 2.5%나 줄어들었다. 경제의 양축인 내수와 수출 모두 치명타를 입으면서 2차 오일 쇼크 때였던 1980년과 1998년 이후 역대 세 번째 역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국내 조선업의 수주액이 중국을 제치고 다시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사진은 울산에 위치한 현대중공업ⓒ연합뉴스

2020년 조선 수주 규모, 한-중-일 順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내 조선업계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인 현상이기는 하나 일단 수주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 수주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력 있는 LNG선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대량 수주에 성공하면서 간발의 차이로 중국에 우위를 점했다. 특히 대형 LNG운반선의 경우 전체 수주량 49척 중 36척(약 70%)을 한국 기업이 휩쓸며 거의 독점에 가까운 수주 실적을 보였다. 이 실적을 바탕으로 한국은 2020년 중국을 제치고 다시 세계 1위 타이틀을 회복했다. 2020년 수주량은 856만CGT로, 중국의 843만CGT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일본은 165만CGT로 3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주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 조선업 수주량은 126척 532만CGT로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수주량 1023만CGT의 52%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은 161척 426만CGT로 2위를, 일본은 17척 35만CGT로 3위를 기록했다.

매년 조선업계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치열한 경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일반 화물선과 탱커 등은 현재 우리나라와 거의 대등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부 LNG선 등 특수선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아직 건조 능력이나 조선 기자재 품질 등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력 향상으로 향후에는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은 적극적인 정부 지원과 COSCO 등 거대 해운회사 보유로 내수 기반이 튼튼한 만큼 선박을 수주하는 데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수주잔량만 봐도 향후 전망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의 수주잔량은 중국을 능가한 적이 없다. 우리나라는 2020년 12월말 기준으로 2033만CGT, 중국은 2580만CGT를 기록했다. 중국이 29% 정도 많다. 올해 상황도 다르지 않다. 4월2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수주잔량은 2438만CGT로 중국의 2717만CGT보다 11.5% 정도 적게 나타났다. 일본은 776만CGT로 3위를 기록했다.

수주잔량이 중국보다 적은 이유는 우리나라의 건조 능력이 그만큼 중국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기술적 우위로 건조 기간이 단축되면서 수주잔량 역시 빠르게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중국이 내수시장과 건조 수량 면에서 한국에 앞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국내 조선업 3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보면 2020년 기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한국해양조선), 삼성중공업 등 3사 모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9% 감소한 7조302억원이고, 영업이익은 2927억원에서 1534억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2020년 현대중공업의 매출은 8조3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94억원에서 325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매출은 전년 대비 7.1% 감소한 6조860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6165억원에서 -1조541억원으로 손실폭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주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만큼, 올해에는 경기 회복과 함께 영업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조선 3사 영업실적 악화 우려

최근 수년간 조선업 침체로 조선업 종업원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국해양조선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 종업원 수는 2016년 16만7174명에서 2020년 9만7428명으로 28.4%나 감소했다. 종업원 수 감소는 지역경제 침체는 물론, 숙련 기술자의 이탈과 조선 기자재 관련 업체의 기반을 무너트릴 수 있다. 최근 선박 수주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본격적인 회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저가 수주, 해양플랜트 수주 저조 등 아직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하다.

또한 대형 조선소는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중소형 조선사들은 수주 부진과 자금 부족 등으로 영업 환경이 매우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중소 조선업체에 대한 대책으로는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과 대기업과의 상생 협력이 필요하다.

조선업계에서는 현재 중국과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화물선·컨테이너선 등 일반 범용 선박에서는 이미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저임금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에 대비한 친환경 선박 엔진 등 다양한 개발이 추진돼야 한다. 이 친환경 선박 엔진의 개발 여부에 따라 수주 환경이나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차세대 LNG 하이브리드 엔진, 쇄빙선의 소형 원자력 엔진 개발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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