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생활습관만 고쳐도 90% 막는다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8 11:00
  • 호수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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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당뇨 합병증 피하기 위한 예방·관리 5대 생활수칙

2018년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은 남자는 40대부터, 여자는 50대부터 10%를 넘어섰다. 또한 당뇨병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공복혈당장애 유병률은 30세 이상에서 약 4명 중 1명꼴이었고, 65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3명꼴이었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발병 초기 혈당의 급격한 변화로 생기는 급성 합병증 이외에도 장기간 고혈당 상태가 지속돼 발생하는 치명적인 합병증 때문이다. 심근경색증·협심증·뇌혈관질환·망막증·신장병·신경병증 등 합병증 종류도 다양하다. 이 때문에 당뇨병 합병증은 실명 원인 1위, 교통사고를 제외한 족부 절단 원인 1위, 만성신부전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당뇨병이 있으면 전신의 동맥경화가 빠르게 진행돼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협심증 및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커진다. 또 대뇌동맥에 핏덩이(혈전)가 생기거나 심장과 경동맥 등 다른 부위에서 생긴 혈전 조각이 대뇌동맥으로의 혈류를 막아 뇌경색이 생길 수 있다. 당뇨병 망막증은 눈의 망막에 혈액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 막히거나 이를 대체하기 위해 생긴 신생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한다. 

ⓒ시사저널 임준선 

과체중과 비만이 가장 큰 원인

당뇨병에 의한 신장병은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내는 콩팥의 사구체에 이상이 생겨 신장 기능이 저하돼 혈액투석을 받거나 신장 이식을 하게 되는 가장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다. 이 외에도 팔·다리·발 등 주요 부위의 혈관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사지 근육의 저림·통증·피부궤양·괴저(조직이 죽는 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이처럼 무서운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사 조절과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요법으로 혈당 관리를 잘 해야 한다. 하지만 당뇨병 합병증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 위해서는 당뇨병 발생 자체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당뇨병 예방·관리 5대 생활수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해야 한다. 과체중과 비만은 제2형 당뇨병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과체중은 당뇨병 발생 위험을 7배까지 높이며, 비만에 해당할 경우 20~40배까지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과체중인 사람이 현 체중의 7~10%만 감량하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일주일에 한 번 체중과 허리둘레를 확인하고 식사 조절과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로 규칙적인 운동으로 신체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TV 시청 시간을 줄이고 근육을 자주 사용해 움직이면 근육이 인슐린을 사용하면서 당 흡수를 돕는다. 매일 30분씩 걷는 것만으로도 당뇨병 발생 위험을 30% 줄일 수 있다. 따라서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평소 신체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셋째로 균형 잡힌 식단으로 골고루 제때 식사해야 한다. 빵·국수·과자 등 정제 탄수화물 대신 밥과 반찬 중심의 식사를 권장한다. 가당 음료와 햄, 소시지 등 가공육을 제한하며 식사를 제시간에 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생활화해야 한다.
넷째로 하루 6~8시간 숙면하고 금연·절주하며 스트레스를 줄이는 즐거운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정기 검진을 통해 위험 인자를 조기에 확인해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은 어느 정도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당뇨병을 90%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은 당뇨병 예방에 그치지 않고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그리고 암까지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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