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누가 창원문화복합타운을 망치고 있나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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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개관에 일조한다는 SM엔터…정작 콘텐츠·MD플랜 못 내놔

창원문화복합타운(일명 창원SM타운) 6월 개관을 두고 창원시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간 갈등의 원인으로 ’콘텐츠 제공‘이 꼽힌다. SM엔터 스스로 한류 K팝 플랫폼 계획을 무너뜨린 게 콘텐츠 부분이다.

SM엔터와 그 자회사인 SM타운플래너는 최근 낸 창원문화복합타운 조성사업에 대한 입장문에서 “창원시 및 사업시행자가 사업 초기에 약속한 사항의 이행, 운영 법인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각 계약 및 준비 작업이 최초 약정한 바에 따라 모두 원만하게 이행되어야 하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문제의 해결 없이 개관을 서둘러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SM엔터 입장문에서 콘텐츠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에 위치한 창원문화복합타운(창원SM타운) 전경. 2020년 완공됐으나 창원시와 SM엔터 측의 갈등으로 개관이 미뤄지고 있다.ⓒ연합뉴스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에 위치한 창원문화복합타운(창원SM타운) 전경. 2020년 완공됐으나, 창원시와 SM엔터 측의 갈등으로 개관이 미뤄지고 있다.ⓒ연합뉴스

SM엔터는 4월27일 창원문화복합타운 위탁관리운영협약 체결을 전후해 창원시와 언론으로부터 수차례 비판당했다. 창원시는 “SM엔터는 협약당사자로 콘텐츠 제공과 운영 노하우 등 개관 준비에 협조하고, 사업시행사로부터 본 사업에 참여함에 따라 제공되는 창원문화복합타운 콘텐츠 제공 비용(190억원)의 투자계획을 창원시민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따졌다. 한 언론은 “(SM엔터가) MD플랜 및 세부운영계획 역시 운영 법인이 제출토록 했는데, 이는 SM엔터 중심과 배치되며 책임회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창원문화복합타운 개관이 임박하자 SM엔터가 기자들에게 배포한 글은 기막힌다. SM엔터는 “당사는 많은 자금 및 인력, 노하우, 노력을 투여하여 창원문화복합타운의 성공적인 개관 및 운영에 일조하고자 관련 협약·계약을 체결 및 성실히 이행하여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법성이 있다면 그 위법성에 대한 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이 1년 전 개관했어야 하는데 SM엔터와 무관하게 사업이 파행되고 있다는 것 아닌가. SM엔터는 자신이 동의하고 체결한 변경확약에 대해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SM타운플래너는 올해 초부터 변경협약 체결과 준공에 반대했다. 개관과 운영에 일조하고자 관련 협약·계약을 성실히 이행했다고 말할 수 있겠나. 

SM엔터와 시행사인 ㈜창원아티움씨티가 체결한 계약에 따르면, SM엔터는 브랜드·영상 콘텐츠·물품 공급만 하기로 했다. 또 창원시 등과 협약에선 운영과 시설 컨설팅 역할만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해 9월부터 SM타운플래너는 창원문화복합타운을 SM엔터가 운영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업무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SM타운플래너가 창원문화복합타운을 SM엔터가 운영해야 한다며 운영자 지위와 권한을 주장한 셈이다. 그러나 정작 MD플랜과 콘텐츠 공급, 세부운영계획 제출 등 자신들의 의무를 요청받을 때는 운영참여자이기 때문에 직접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이 얼마나 편의적이며 이중적 태도인가. 최근 SM타운플래너는 MD플랜과 세부운영계획 확정, 창원시와 협의는 운영 법인의 책임이라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창원문화복합타운 시설 중 부대시설인 지하 1층 상업시설과 5·6층 문화임대시설, 7·8층 컨벤션·호텔은 이미 갖춰졌다. 핵심 시설인 1층 K-POP 카페, 2층 판매시설, 3층 SM 뮤지엄, 4층 홀로그램 공연장도 모두 완비됐다. 그런데 SM엔터는 “시행사가 창원문화복합타운 내 운영 시설·장비를 완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6월 개관을 반대하는 SM엔터 입장에서는 시행사가 운영 시설 등을 갖추지 못했으면 하고 싶었을 것이다. SM엔터가 원하는 시설과 장비가 완비되려면 MD플랜과 세부운영계획이 확정되고, SM엔터의 콘텐츠가 기획·제작·공급돼야 한다. 하지만 SM엔터는 현재까지 영상 콘텐츠 제작과 공급에 관련된 별도의 투자계획·운영기획서 등을 내놓지 못했다. 2018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SM엔터가 콘텐츠 공급 계약으로 80억4100만원, 2017년 6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SM타운플래너가 운영 컨설팅 비용으로 11억원, 2016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SM엔터 등이 시설 컨설팅 비용으로 11억원을 이미 시행사로부터 받았는데도 말이다. 100억원이 넘는 거액이 어떻게 사용됐다는 말인가.

창원시는 “SM과 관련된 시설의 MD계획은 SM이 제공하고 확정하는 것이 실시협약에 따른 SM엔터의 의무”라며 “ SM엔터는 창원문화복합타운 운영 성공을 위한 준비 작업을 협약에 따라 성실히 이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창원시가 원하는 것은 한류 문화가 되는 K팝 플랫폼이지 SM엔터만의 건물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창원시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SM엔터가 숙고해야 한다. “창원시민들의 많은 이해와 배려에 보답하고 창원문화복합타운 사업이 성공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맡은 바 책무를 다하고자 전 임직원이 현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SM엔터의 다짐이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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