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부담 원치 않아”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3 13: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자기 관세포탈 의혹에 결국 자진 사퇴
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저와 관련해 제기된 논란들이 공직 후보자로서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배포한 서면 입장문을 통해 “그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자는 “그동안 저와 관련하여 제기된 논란들, 특히 영국대사관 근무 후 가져온 그릇 등과 관련한 논란에 대하여는 청문회 과정을 통해 또한 별도의 입장문을 통하여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렸고 제기된 의혹에 대하여도 성실하게 설명해 드렸다”면서도 “저는 오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서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저의 문제가 임명권자인 대통령님과 해양수산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정과제에 영향을 주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를 지명해주신 대통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끝까지 기원하겠다”며 “저를 지지해 주시고 격려해주신 해양수산부 가족들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2015~2018년 주영한국대사관 근무 시절 배우자가 영국산 찻잔과 접시 등 도자기 제품을 대량으로 매입, 관세를 물지 않는 ‘외교관 이삿짐’으로 국내 반입한 뒤 판매한 밀수 의혹이 청문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자는 지난 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거듭 사과했으며, 관세청의 조치에 무조건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박 후보자 사퇴 이전부터 여권 내에선 박 후보자를 포함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중 1명을 낙마시키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렸다. 국민의힘이 장관 후보자 3인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연계하자, 장관 1명을 내어주고 김 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에서도 공개적으로 장관 일부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박 후보자는 이런 기류를 고려해 자진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