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 미추홀구 ‘불공정 채용’ 의혹 불거져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1.05.17 16: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청장 선거캠프 자원봉사자·지인 가족, 공무직 공무원으로 채용
별정직서 임기제‧기간제로 재 채용…“공정성·객관성 확보 의문”

인천 미추홀구가 불공정 채용 의혹에 휩싸였다. 김정식 구청장의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과 지인의 가족 등이 미추홀구의 무기계약직(공무직)이나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채용되거나 산하 기관의 기간제(계약직) 근로자로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 인천 미추홀구청
인천 미추홀구 본관 전경 ⓒ미추홀구 제공.

17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2020년 2월쯤 김 구청장 지인의 가족 A씨가 1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미추홀구의 공무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이 공무직의 업무는 민원인 안내나 문서정리, 단순조사 등이다.

미추홀구는 서류심사(1차)와 면접(2차)을 거쳐 A씨를 선발했다. 당시 A씨가 채용된 공무직의 자격기준을 따로 제시하지 않았지만, 간호사 면허 소지자를 우대했다.

A씨의 가족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김 구청장의 선거를 돕기도 했고, 함께 친목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구청장실에 수차례 방문한 것은 맞지만, 공무직 공무원 채용과 관련성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간에 김 구청장의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B씨도 2018년 8월쯤 미추홀구의 공무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B씨가 공무직 공무원으로 채용된 공고는 김 구청장이 취임한 지 열흘도 안 된 시점에서 진행됐다. 이 공무직의 업무는 민원인 접대와 전화응대 등으로 당시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추홀구가 김 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단 2차례 진행한 공무직 공무원 채용에 김 구청장의 선거캠프 자원봉사자와 지인의 자녀가 채용된 셈이다.

또 김 구청장 선거캠프의 자원봉사자 2명이 미추홀구의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가 시간선택제 공무원이나 산하 기관의 계약직 근로자로 재 채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들 중 C씨는 별정직 공무원을 그만둔 지 3일 만에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김 구청장의 선거캠프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던 D씨는 2019년 1월15일 미추홀구시설관리공단 산하의 센터의 계약직 근로자 ‘다’급에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미추홀구는 채용공고의 활동경력 조건을 3년에서 1년으로 완화시켰다. 이는 선거캠프 관계자들을 챙기기 위해 채용기준을 일부러 낮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미추홀구에 채용된 공무·계약직 공무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말로 채용과정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보됐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추홀구 관계자는 “채용은 절차대로 진행했다”며 “김 구청장과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