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나경원·주호영은 나서면 안 됐을 사람들”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1.05.2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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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닐우산으로 태풍 못 막아… 경험·경륜 당 대표 필요”
“‘윤석열 마케팅’하는 후보들, 얍삽하고 부끄러워”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충청권의 중진 홍문표(충남 홍성예산·4선) 의원은 다른 후보들과 비교할 때 자신의 강점은 5번의 대선 경험과 2번의 총선을 진두지휘한 경험과 경륜에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젊은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돌풍’에 가까운 현상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고무적”이라면서도 “태풍과 폭우를 비닐우산으로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본인이 청년층과 중산층 등의 지지를 끌어올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하며 “젊은 사람이 하면 개혁이고, 나이 든 사람이 한다고 개혁이 아닌 게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인터뷰 내내 침착했던 그는 몇몇 부분에서 작심한 듯 경쟁 후보들을 향한 강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선 총선·서울시장 보궐선거 낙마 후 당 대표에 나서는 것을 두고 “‘탤런트 정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의원에 대해서도 “원내대표 시절 스스로 정치력 부재를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또 몇몇 후보들의 ‘윤석열 마케팅’에 대해서도 “추잡하고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5월26일 여의도에서 홍 의원을 만나 1시간가량 당 대표 출마 의지와 전략 등에 대해 들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홍문표 의원이 5월26일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 위치한 선거 캠프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홍문표 의원이 5월26일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 위치한 선거 캠프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경선 결과가 곧(5월27일) 발표된다. 기분이 어떤가.

“열심히 했으니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왜 홍문표가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보나.

“10개월짜리 당 대표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다. 경륜과 경험이 필요한 대표가 필요하다. 조직과 정책을 만들고 지구당 정비를 하는 등 산적한 문제가 다. 이번에 대표에 출마하는 여덟 분은 모두 대선 혹은 총선을 진두지휘해 치러본 경험이 없기에 이들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저는 5번의 대선을 치른 경험이 있고, 2번의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상당한 노하우와 경륜, 경험이 있다. 다른 후보들보다 잘할 수 있다.”

당의 현 상태를 어떻게 진단하나.

“지난 4·7 보선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했지만, 국민의힘의 노력에 의한 승리라는 여론이 7%에 불과하다는 여론조사가 있었다. 실제로는 오히려 그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 이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젊은층과 중산층에 대한 비책이 없기 때문이다. 상당한 숙제다.”

젊은층과 중산층을 끌어오는 데 자신 있나.

“당연하다. 저는 이미 지난해 정부조직법 ‘청년청’ 신설에 관한 법안을 내놨다. 현재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다뤄지고 있다. 이 법에 일자리와 취업은 물론이고, 교육, 정보 등 청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의 법과 제도가 담겨 있다. 청년의 문제들을 청년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딨겠나. 당 대표가 되면 이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할 생각이다. 통과가 되면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을 청년들과 함께 치를 수 있다. 우리 당이 ‘꼰대 정당’이 아닌 청년 정당이 되는 것이다. 이게 진정한, 그리고 현실적인 개혁이자 변화다. 젊은 사람이 하면 개혁이고 나이 든 사람이 한다고 개혁이 아닌 게 아니다. 일부 후보들은 청년이라는 깃발만 들고 선언적인 것만 얘기하고 있다.”

중산층에 대해선 어떤 전략이 있나.

“국회에서 사무총장, 조직관리위원장, 최고위원, 예결위원장, 교육위원장 등을 했고, 밖에선 농어촌 공사 사장, 대한체육회 하키협회장 등을 맡아봤다. 나만큼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은 없다. 농업이든 체육이든 산업이든 이 분야에 있는 분들을 전부 우군화하면 중산층과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되고 더 나아가 중도세력을 포용할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젊은 주자들이 소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나.

“고무적이다. 젊음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 우리 당엔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아까 말했듯 대선 이전에 자강을 위해 산적한 과제가 있기에 초선 등의 젊은 대표가 감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순히 이론과 선언을 가지곤 안 된다. 비전 발표회에서도 말했듯 태풍과 폭우를 비닐우산으로 막을 수 없다.”

경선에선 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비율이 5:5다. 불리하지 않겠나.

“지금까지 나온 결과들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인데, 본선에서 7:3 룰이 적용되면 거품이 많이 가라앉을 거다. 근데 저는 당 대표나 총선, 지방선거에서도 지금과 같은 룰이 거꾸로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 우선 당원들이 뽑은 후보를 일반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가려야 한다고 본다. 지난 4·7 재보선 때 당원들이 소외됐지 않나. 당원들은 당비도 내고 각종 행사, 집회에도 참여를 하는 당사자들이다. 당의 후보를 뽑는데 당원들이 참여를 못한다? 그렇게 되면 당원들은 탈당하고 회의를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저는 휴대전화가 없어 제대로 참여할 수 없는 당원들 한명 한명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300만 당원이 전부 참여하는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도 역시 경륜과 경험을 강조한다. 어떻게 평가하나.

“개인적으론 다들 능력이 있는 분들이다. 그러나 공적으로 놓고 보면 두 사람은 모두 지금 쉬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또 나오면 안 된다. 나 전 의원은 총선, 서울시장 선거 모두 떨어졌다. 당 대표는 그보다 더 높은 지위의 선거인데 나오는 것은 ‘탤런트 정치’에 가깝다. 정상이 아니다. 또 원내대표 시절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우리 당 27명이 기소를 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 그분들 중 나에게 ‘본인은 빠져나올 거 다 빠져나오고 우리에겐 차 한 잔 먹자는 소리도 없다. 이렇게 매정하고 의리 없는 정치가 어딨느냐’고 하신 분도 있다. 게다가 우리 당은 현재 중도 확장이 생명이다. 태극기 부대에 둘러싸인 나 전 의원은 그걸 할 수 없다.”

주호영 의원은 어떤가.

“주 의원도 같다. 직전에 원내대표를 했고, 대표 권한대행을 했잖나. 또 대표를 나온다? 국민의힘은 개인 정당이 아니다. 사당도 이렇게는 못 한다. 또 주 의원은 원내대표 때 정치력 부재를 스스로 입증했다. 국회부의장·상임위원장 협상 때 느닷없이 절로 들어갔다. 그러더니 여당 원내대표와 절 앞 식당에서 막걸리 건배를 하고 어깨동무하는 모습만 보였다. 그게 야당의 결기인가. 자기 능력의 한계를 보여준 거다.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은 이번에 나서선 안 되는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정치를 하면 안 된다.”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입장이 어떤가.

“당연히 윤 전 총장은 분명히 우리 당에 필요한 분이다. 특히 충청권이 들끓고 있다. JP·이회창·반기문 등 그간 못 이뤄 온 대망론을 윤 전 총장이 이루는 것에 대해 물밑에서 상당한 기대가 있다.”

다른 주자들의 ‘윤석열 마케팅’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처음 말하지만, 저 역시 윤 전 총장 선친의 사촌, 육촌들이 다 충청에 살기에 인적관계들이 있다. 이웃 동네이기에 닿고자 하면 다 연락이 닿는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 번도 말하지 않아 왔다. KTX에서 만났다느니, 근처에 산다느니 윤석열 마케팅을 하는 후보들이 있는데 정말 추잡하고, 부끄럽고, 창피하다. 정권을 찾기 위해 야당 대표를 뽑는데 다른 사람의 이름을 팔아 자기 지지율을 올리나. 얼마나 모자라고 얍삽한가.”

윤 전 총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등을 다 당에 불러올 생각인가.

“당연하다. 그렇게 해야 우리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 지난 대선 때 야권 후보 표를 다 합치면 50만표를 앞섰다. 결국 정권을 뺏겼다. 야권이 분열되지 않도록 하는 게 이번 당 대표의 임무다. 반(反) 문재인 전선 벨트를 구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최근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분들도 ‘정권이 이렇게 가선 안 된다’며 개인적으로 관심을 표했다. 거론되는 후보들을 비롯해 훌륭한 분들 함께 다 모아야 한다.

대선 경선 룰 등 구체적 방안도 있을까.

룰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대표가 된다면 룰을 만들 때 저는 빠질 생각이다. 형평성, 투명성을 위해서다. 우선은 공공기관과 시민단체 등에 의뢰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안을 만들게 하고, 안이 나오면 공천심사위원장, 후보들이 같이 토의를 한다. 그럼 여러 안이 나올 텐데 그걸 투표에 붙여서 최종적인 룰을 결정하면 확실하다. 이게 참여민주주의고 함께 만들어가는 공천 룰이다. 이것 외에는 상수가 없다. 다른 후보들은 전부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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