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대선 드라마가 시작된다
  •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6.18 17:00
  • 호수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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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이후 여덟 번째 대통령은 누구일까? 선거일은 내년 3월9일로 8개월 남짓 남았다. 민주화 이후 당선된 대통령 중에서 지지율과 상관없이 선거 9개월 전 여론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경우는 없었다.

그렇다면 다음 대통령은 여권의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박용진, 최문순, 양승조, 이광재, 추미애’ 또는 야권의 ‘윤석열,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원희룡, 황교안, 최재형, 김동연’ 중에 있다. ‘예상 가능한 인물의 대결이자 승자’라는 지나친 일반화의 위험까지 감수하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은 이재명과 윤석열 둘 중 하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 시사저널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 시사저널

여야의 두 선두주자에겐 공통점이 있다. 이른바 ‘여의도 경험’이 없는 정치권의 뉴페이스다. 예상 밖 아웃사이더의 등장이 가능한 대통령제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지만 신선함의 역동성은 불안하다. 다음 대통령은 이재명과 윤석열 둘 중 하나일까?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극적 반전의 가능성은 없을까? 우리 정치의 8개월은 다른 나라의 8년일 수 있는 ‘역동의 한국 정치’에서 지금의 판세가 대선까지 이어질까?

이는 대선이 양자 구도냐 아니면 다자 구도냐의 물음이기도 하다. 지난 일곱 번의 대선을 돌아보면 1987년과 1992년, 1997년, 2007년, 2017년 대선은 다자 구도였다. 양자 구도는 2002년과 2012년 대선이다. 지금 분위기로 봐서 내년 대선은 다자 대결로 출발하더라도 결국 양자 구도의 진영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권력을 지키려는 세력과 권력을 탈환하려는 세력의 정면승부다.

내년 대선이 다자 구도냐 아니면 양자 구도냐는 이재명과 윤석열의 선택에 달려 있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대세론’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의 선택이 출발점이다. 두 달 안에 이재명을 제압하는 친문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더라도 ‘경선 연기론’은 친문의 첫 번째 판 흔들기 시도였다.

하지만 연기론은 관심도 끌지 못했고, 6월말 예비경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물 건너간 모양새다. 총선 때 위성정당과 서울시장 보선 공천처럼 ‘습관성 변경’ 증후군으로 보고 있다. 이제 선택은 ‘조국의 시간’을 기준으로 ‘찐문’을 결집해 최소 2년은 보장된 의회권력을 유지하며 후일을 도모하는 ‘친문 후보 단일화’다. 문 대통령과 친문의 선택과 행동 그리고 이에 대한 이재명 지사의 대응에 따라 여권 분화 여부와 모습은 결정된다. 최악의 경우는 이재명 탈당인데 이렇게 되면 대선은 3자 대결구도다.      

야권 판도 변화의 시작은 윤석열의 선택이다. 지금까지 알려지기론 ‘6말 7초’쯤 정치 참여 선언과 본격 정치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인데, 입당 쪽에 무게를 두면서도 최악의 경우 제3지대론에 기댈 가능성을 일정기간 유지할 걸로 보인다. 만약 이재명 탈당과 친문 후보 그리고 윤석열의 제3지대론이면, 대선은 4자 대결구도다.

윤석열의 입당은 이중적이다. 입당한다면 불쏘시개가 되거나 제1야당을 접수하거나 둘 중 하나다. 앞의 경우라면 이러저러한 이유로 강력한 후보가 한 방에 훅 가는 건데, 이때는 ‘저평가 우량주’ 후보들 중 역전타의 주인공이 나올 수 있다. 윤석열의 제3지대론이 현실화되더라도 야권 후보 단일화의 플레이오프 방식이 유력하다. 권력교체를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유권자 압박은 점점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오픈 프라이머리가 야권 후보 선정의 핵심 장치다. 대선은 양쪽 핵심 지지층 절반을 뺀 나머지 중도 무당파 부동층의 절반이 승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국민의힘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공평한 기회와 공정한 관리’의 플랫폼 또는 중도 통합 빅텐트다.

2022년 대선 드라마의 열차는 출발한다. 성공하는 권력을 향한 여야 정치권의 출발이기를 기대한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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