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복당, 재편되는 대권 구도…윤석열 ‘입당’ 조여 온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06.2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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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귀환에 국민의힘 자강 후보 4명으로 늘어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지난해 총선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홍 의원의 귀환으로 국민의힘 당내 후보는 4명으로 늘었다. 홍 의원의 가세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1강(强) 체제로 짜인 야권의 대선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은 24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홍 의원의 복당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홍 의원은 복당 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어쩔 수 없이 잠시 집을 떠나야 했던 집안의 맏아들이 돌아온 셈”이라며 “이번 귀가는 제 남은 정치 여정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곧바로 당내 대권 후보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 범야권 주자 가운데 2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으로선 홍 의원의 합류가 자강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는 호재로 통한다. 홍 의원 역시 컨벤션 효과에 힘입어 두 자릿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 시사저널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 ⓒ 시사저널

‘X파일’에 휘청거리는 윤석열, 빈틈 파고드는 국민의힘

이 경우 아직까지 원외 주자로 남아 있는 윤 전 총장이 압박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준석 돌풍’ 이후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후보가 상승 흐름을 탄 데다, 최재형 감사원장이나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 제3의 후보도 등판 각을 재기 시작했다. 여기에 ‘X파일’ 논란이 겹치면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휘청거리는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조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조사 대비 2.8%포인트 하락한 32.3%를 기록했다.(21~22일 전국 18세 이상 2014명 대상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특히 홍 의원은 최근 윤 전 총장의 ‘저격수’로 떠오르기도 했다. ‘X파일’ 논란과 관련해 연이어 날선 비판을 내놓으면서다. 홍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찰을 늘 했던 분이 불법사찰 운운으로 검증을 피하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며 “정면 돌파해 본인과 가족의 국민적 의혹을 풀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X파일의 출처로 거론되기도 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X파일의 출처 관련 질문에 “홍준표 후보가 가장 정확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윤 전 총장이) 검찰 후배고 지난 여름에 무엇을 한지 다 알고 있는 분이 홍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야권에선 이 같은 배후설에 대해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홍 의원의 거침없는 표현 습관상, 윤 전 총장을 향한 견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시사저널 조문희
ⓒ 시사저널 조문희

전방위 압박 받는 尹, 29일 대권선언 확정

국민의힘 내에선 당내 후보와 윤 전 총장의 대결 구도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 동시에, 이를 기회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전 총장을 비판한 홍 의원을 향해 “대선을 앞두고 벌어질 수 있는 가장 아마추어스러운 상호 간의 공격이다”라며 ‘자제하라’는 취지의 경고장을 날렸다. 그러면서도 윤 전 총장을 향해서는 “당에 입당한다면 네거티브 대응을 위해 약속했던 비단주머니를 어떻게든 펼치겠다”며 입당을 압박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오는 29일 대권도전 선언 일정을 확정했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전격 사퇴한 이후 4개월가량 만이며, 지난 9일 퇴임 후 첫 공개 행보로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등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뒤로는 20일 만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대권도전 선언 일정을 발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과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걸어가는 길을 보시면 차차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던 만큼, 29일 선언에는 입당에 대한 구체적 입당이 담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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