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 품에 안긴 이스타항공, 다시 비상을 꿈꾸다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6.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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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자금 논란과 노사 갈등 딛고 경영정상화 향해 비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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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남순 성정 회장이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게 됐다. 24일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투자계약을 체결한다. 충청남도 부여군에 본사를 둔 성정은 백제CC와 대국건설산업 등을 주요 계열사로 둔 중견 건설업체다. 형 회장 일가는 성정과 백제CC 지분 100%를 보유 중이며, 대국건설산업은 백제CC의 100% 자회사다.

업계에서는 성정의 인수 자금 조달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성정과 관계사들의 전체 매출이 약 400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의 자산 규모를 모두 더해도 1400억원 수준이고, 유동자산은 200억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성정이 인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의문 부호가 줄곧 따라붙었다.

이런 의문은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다. 형 회장이 보유한 부동산 등 개인 자산을 매각해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이 최대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형 회장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참여하기 전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성정은 외부 투자 유치 없이 이스타항공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직원들도 성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는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성정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제주항공이 인수를 추진할 당시 극렬히 반대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처럼 이스타항공 인수의 위험 요소 중 하나로 지목돼온 노사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제 관건은 인수 이후 성정이 이스타항공을 순조롭게 정상화할 수 있을 지 여부다. 일단 인수 직후 이스타항공은 운항을 시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11월 운항 재개를 목표로 운항증명서(AOC) 재취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운항 공백기 동안 이스타항공에는 계속해서 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운항증명서 재취득 비용과 운항 재개까지 운영 자금 등에 약 45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정은 또 정리해고된 직원들도 복직시켜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후 재매각을 위해 650여 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면서 100% 재고용을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해고한 직원 전원을 복직시키기 위해서는 항공기 보유량을 최대 20대 이상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스타항공이 보유 중인 항공기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2019년 말 23대이던 여객기 수는 경영난을 겪으면서 4대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그마저도 이 중 2대는 두 차례 추락 사고로 운항이 금지된 ‘보잉 737-맥스8’ 기종이다. 당장 운용할 수 있는 여객기는 ‘보잉 737-800’ 기종 2대가 전부다.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지만 성정은 이스타항공 정상화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성정은 향후 480명의 해고 직원을 복직시켜 현재 600여 명 정도인 직원 수를 1000명 이상으로 늘리고 항공 재개가 예상되는 올해 말까지 항공기 4~5대를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부사장도 “성정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수월하게 재운항 준비가 진행되고 있으며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도 순차적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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