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있을지도’ 한마디에 화마 뚫고 들어간 막내 소방관, 순직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6.30 14: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중부소방서 노명래 소방사, 불길에 퇴로 막히자 창문 깨고 탈출
2도 화상 입고 화상 전문병원 이송됐지만 치료 도중 끝내 사망
울산소방본부는 중부소방서 구조대 소속 노명래(29) 소방사가 30일 새벽 사망했다고 밝혔다. 노 소방사는 지난 29일 울산 원도심 상가 건물 화재 현장에 투입돼 구조 활동을 하다가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울산소방본부
울산소방본부는 중부소방서 구조대 소속 노명래(29) 소방사가 30일 새벽 사망했다고 밝혔다. 노 소방사는 지난 29일 울산 원도심 상가 건물 화재 현장에 투입돼 구조 활동을 하다가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울산소방본부

울산 상가 화재 당시 인명 수색 중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20대 소방관이 결국 숨을 거뒀다.

30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중부소방서 노명래 소방사는 30일 새벽 부산의 한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노 소방사는 전날 오전 5시5분쯤 울산 중구 성남동에 위치한 3층 규모 상가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자 인명 구조를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 당시 인명 수색에 투입된 건 노 소방사를 포함한 5명이었다. 당시 현장에서 “불이 난 3층 미용실에서 직원들이 가끔 숙식한다”는 정보를 들은만큼 지체할 수 없었다.

노 소방사 등이 건물에 진입한지 20분쯤 경과한 시점부터 3층 내부의 불길이 급격히 세를 키웠다. 3층 미용실 내부의 가연성 물질이 폭발한 것이다. 수색 결과 남아있는 사람이 없음을 확인한 대원들은 탈출을 시도했지만 이미 불길이 출입구를 뒤덮은 뒤였다. 노 소방사와 대원들은 3층 유리창을 깨고 지상의 에어 매트 위로 뛰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대원 4명이 화상을 입었고, 1명은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화상을 입은 대원들은 부산의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송 당시만해도 생사를 오가는 대원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도 화상을 입은 노 소방사의 부상이 예상보다 심했고, 치료 중 상태가 위중해진 그는 30일 새벽 결국 숨을 거뒀다.

특전사 출신인 노 소방사는 지난해 1월 구조 특채로 임용된 구조대 막내 대원이었다. 소방관이 된지 고작 1년6개월만에 이같은 사고를 당했다. 그가 지난 2월 혼인신고를 마치고 오는 10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는 점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중부소방서의 한 동료는 노 소방관에 대해 “힘든 출동과 훈련에도 매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근무했던 후배”라고 회고했다. 또 다른 동료는 “차분한 성격에 배려심이 많아 모범이 되는 소방관이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 소방사의 빈소는 울산 영락원(301호)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오는 2일 오전 10시 울산시청광장에서 울산광역시장(葬)으로 치러진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장례 절차와 영결식 등을 최대한 지원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