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인사검증’에 고개숙인 靑…김외숙 교체엔 ‘신중 모드’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6.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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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와 관련한 우려, 겸허히 받아들인다”
여야 막론하고 제기된 ‘김외숙 책임론’엔 선긋기
5월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철희(왼쪽) 정무수석과 대화 중인 김외숙 인사수석 ⓒ 연합뉴스
5월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철희(왼쪽) 정무수석과 대화 중인 김외숙 인사수석 ⓒ 연합뉴스

청와대가 참모진의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인사검증 시스템이 또 도마에 오른 것과 관련해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인사와 관련한 일련의 상황에 대해 많은 지적이 나오고 있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부실 검증 논란은 그동안 청와대 참모진과 문재인 정부가 발탁한 주요 인사들이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특히 최근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영끌 빚투'로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여기에 지난 28일 박인호 중장의 공군참모총장 내정 발표가 있은 지 하루 만에 '추가 검증'을 이유로 임명안의 국무회의 상정이 유보되면서 부실 검증 논란이 더 커졌다. 군 고위직 인사 검증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부실 검증 사례가 끊이지 않자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 책임론도 집중 거론되는 양상이다. 

다만, 청와대는 김외숙 수석을 포함한 인사검증 라인 교체 문제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외숙 수석 책임론' 관련 질문에 "지적과 우려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것 외에는 말씀드릴 것이 없다"며 언급을 삼갔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이 5월28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외숙 신임 인사수석을 소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이 2019년 5월28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외숙 신임 인사수석을 소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당도 '김외숙 책임론' 집중 거론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28일 대구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김 전 비서관에 대해 "서민과 집 없는 사람들이 대출이 안 돼 쩔쩔매는데 54억을 대출해서 60억대 땅을 사는 이런 사람"이라고 칭하면서 "왜 이런 사안이 잘 검증되지 않고 (김기표 비서관이) 임명됐는가에 대해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혜련 최고위원도 같은날 MBC 라디오에 나와 "인사수석이 총책임을 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며 "변명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며 김 수석 책임론을 제기했다.

5선 중진으로 중앙선관위원장을 맡은 이상민 의원 역시 이날 '김외숙 경질론'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외숙 수석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야당은 공개적으로 김 수석의 경질을 요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인사가 '만사'라는데 김 수석에 의해 그동안 진행됐던 인사는 '망사' 투성이"라며 "김외숙 수석의 무능은 국민들의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청와대에서 '내로남불 부동산 흑역사'가 반복됐음에도 이번 사태가 또 일어났다"며 "김외숙 인사수석을 즉각 경질하고, 부실 검증 시스템에 대해 청와대는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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