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사이트]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론트’ 가시권 진입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1.10.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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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자 형 물길 통해 고질적인 수질 문제 해결…공원·관광·해양레저스포츠 시설 조성
“물의 도시 실현…항만도시서 ‘해양도시’로 탈바꿈”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물길’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고인 물이 가득한 유수지에 바닷물이 흐르도록 ‘ㅁ’자 형 물길을 내고 있다. 거리로 따지면, 약 21㎞ 규모다. 이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워터프런트’ 사업이다.  

워터프론트의 목적은 재난을 예방하는 ‘방재’다. 송도국제도시 한 복판의 동서남북 방향에 물길을 뚫어 유수지의 빗물 저장능력을 확보하고, 수질을 개선하는 게 뼈대다. 여기엔 인천시민의 안전뿐만 아니라 환경도 챙기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물길 주변에 조성되는 수변공간엔 각종 공원과 해양레저스포츠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송도국제도시가 사실상 ‘물의 도시’로 거듭나는 셈이다. 인천경제청은 이들 시설들을 거점으로 송도국제도시를 해양레저산업도시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워터프런트 조감도. ⓒ인천경제청 제공.
워터프런트 조감도. ⓒ인천경제청 제공.

바닷물 길 뚫어 유수지 수질개선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2020년 5월25일 송도국제도시 북측수로에서 폐사한 붕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어 2020년 6월6일에도 폐사한 붕어 떼가 수면 위에 떠올랐다. 이는 매년 5~8월에 반복되는 상황이라는 게 인천경제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측수로는 사방이 막혀있는 유수지나 마찬가지다. 깨끗한 물 공급이 불가능하고, 자체 수질정화능력이 없다. 이 때문에 수온이 올라갈 때마다 녹조가 발생해 용존산소량 부족으로 물고기들이 폐사한다. 이는 어김없이 악취 민원으로 이어졌다.  

이에 인천경제청은 오는 2027년까지 6215억원을 들여 북측수로에 깨끗한 바닷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새로 남측수로를 건설해 6공구 호수 남쪽을 잇는 물길을 내고, 6공구 호수 북쪽과 북측수로를 연결하는 물길을 트기로 했다. 남측수로를 통해 하루 평균 240만t 규모의 깨끗한 바닷물을 끌어들여 6공구 호수를 통해 북측수로에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남측수로와 6공구 호수 남쪽을 잇는 물길 공사는 2019년 4월15일 착공됐다. 총 790억원이 투입된다. 현재 7부 능선에 접어들었고, 2022년 5월31일 준공된다. 또 6공구 호수 북쪽과 북측수로를 연결하는 물길 공사는 2024년에 마무리된다. 공사비는 1912억원 규모다. 현재 약 60%의 공정이 진행됐다. 이 물길들이 뚫리면 서측수로가 완성된다.

인천경제청은 올해 7월12일 남측수로 건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 3513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남측수로를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타당성 조사에선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남측수로가 준공되면 깨끗한 바닷물이 6공구 호수를 거쳐 북측수로의 양쪽 수문으로 빠져나가는 순환시스템이 갖춰지게 된다. 

동측수로는 현재 11공구 기반시설공사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동측수로 준공을 통해 ‘ㅁ’자 형 워터프론트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론트가 완성되면 환경과 안전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수변 공간 곳곳에 공원과 해양레저스포츠 시설을 마련해 송도국제도시를 명품 해양도시로 발돋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2020년 5월25일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조성사업 현장을 방문해 추진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인천시 제공.
박남춘 인천시장이 2020년 5월25일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조성사업 현장을 방문해 추진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인천시

수변 곳곳에 공원·해양스포츠시설 조성

인천경제청은 일찌감치 워터프론트 사업의 목적에 유수지의 수질개선뿐만 아니라 해양생태도시 실현과 관광·레저스포츠도시 브랜드화도 포함시켜 놓았다. 이는 워터프론트를 통해 항만도시에 머물러 있던 인천을 송도국제도시 중심의 ‘해양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국내 산업구조의 변화가 워터프론트의 자리매김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이 감소하고 서비스업이 증가하는 등 국내 산업구조가 선진국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데다 해양 관광·레저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인천경제청은 수변 곳곳에 공원뿐만 아니라 관광·해양레저스포츠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북측수로의 콘셉트는 ‘아암 패밀리 리버(Aam Family River)’로 정했다. 건강하고 활력 있는 생활가족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다양한 워터프론트 레저공간과 가족이용 중심의 수변레포츠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아암도와 인접성을 고려한 수변공간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6공구 호수를 중심에 둔 서측수로의 콘셉트는 ‘옐로우 선셋 레이크(Yellow Sunset Lake)’이다. 6공구 호수에 인공해변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인천경제청은 국제업무지구의 품격을 높이면서 워터프론트 관광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서측수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새로 조성되는 남측수로는 ‘사우스 마린 레인(South Marrine lane)’을 주제로 수변을 개발한다. 창조적인 해양문화 체험 공간 조성이 주요 골자다. 300척 규모의 특급 마리나 항만을 조성하고, 요트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수준의 수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또 인근의 대학과 산업단지에 대한 서비스를 담당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워터프론트 사업과 별도로 조성되는 동측수로는 11공구의 도시계획과 연계한 수변이 형성된다. 현재 11-1공구 매립이 준공됐고, 11-2공구 매립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첨단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되는 만큼 40~60m 폭의 수로 주변에 각종 편의시설과 휴식공간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워터프론트의 가장 큰 매력은 물을 이용한 독특한 레저와 레크레이션이 가능한 것”이라며 “관광·레저기능의 강화를 바탕으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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