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의·과학] 이제완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1 10:00
  • 호수 1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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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로 은행나무 악취 잡은 산림학자

이제완(42)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박사는 식물의 DNA를 분석하는 연구원이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로 가을철 은행나무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은행나무 암수 식별 DNA 분석기술’이 있다. 이 기술로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2019 서울국제발명전시회 금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올해 산림 유전학 분야의 연구·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현신규학술상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했다. 현신규학술상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황폐해진 국토 산림녹화에 크게 이바지한 임목육종학자 향산(香山) 현신규 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매년 한국산림과학회에서 시상하며 산림 분야의 뛰어난 업적을 일궈낸 우수 과학자 3명을 선정한다. 

은행나무 악취와 DNA는 어떤 관계인가.

“은행나무는 암수가 따로 존재하는 나무다. 악취가 나는 열매를 맺는 것은 암나무다. 보통 수령 15년 이상에서 열매를 맺는다. 가로수로 심는 은행나무는 수령이 10년 미만이고, 이때는 암수 구별이 어렵다. 그래서 그냥 심다 보니 암나무 열매가 떨어져 거리에서 악취를 풍긴다. 그러나 DNA를 분석하면 어린 수령 은행나무의 암수를 선별할 수 있다.”

가로수로 은행나무 수나무만 심으면 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가로수로는 수나무를 심고 농가에서는 암나무를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 가로수로 심은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려는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기술 지원을 했다. 2017년부터는 민간기업으로 기술을 이전한 상태다.”

DNA 분석을 통해 계속 진행시켜 나갈 연구로 어떤 게 있나.

“이상기후에도 나무가 멸종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 DNA 분석을 활용할 계획이다. 예컨대 한라산에 사는 고산침엽수가 멸종 위기에 있는데, 그런 나무를 구할 수 있다. 병해충이나 이상기후에 저항성이 있는 DNA를 가진 나무를 선별해 그 수를 늘리면 그 종이 전멸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시사저널은 매년 창간 기획으로 ‘차세대 리더 100’을 선정하고 있다. 향후 대한민국을 움직일 리더를 발굴하기 위함이다. 올해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기대받는 100명을 엄선했다. 우선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들을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차세대 리더’ 100명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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