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기피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10.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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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여객선 34% 노후선박인데 8.6%만 담보대출
강민국 의원 “산업은행의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조건 등이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

국내 운항 중인 연안여객선이 30% 이상 노후 선박인데 반해 산업은행의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의원(경남 진주을)이 산업은행으로 받은 ‘연안 여객 현황’에 따르면. 2020년말 기준 국내 연안여객선 총 162척 중 선령이 15년 이상인 노후 선박은 55척(34.0%)에 달한다. 선령이 15년 초과 20년 이하 30척, 20년 초과 25년 이하 17척, 25년 초과 선박은 8척이나 된다.

인천항과 백령도를 연결하는 여객선 ⓒ김지나
인천항과 백령도를 연결하는 여객선 ⓒ김지나

노후화된 연안여객선이 운항하는 이유는 여객선사가 영세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국내 내항여객운송사업체 현황’에 따르면, 국내 총 59개 연안 여객선사 중 2척 이하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여객선사는 무려 35개 사(59.3%)다. 특히 자본금 10억원 미만인 여객선사는 30개 사(50.9%)나 된다.

국내 연안 여객선사의 재무 사정이 열악하지만, 산업은행은 지난 2019년 9월까지 연안여객선 담보 대출을 거부했다. 이에 감사원은 ‘기업 불편·민원 야기 규제 운영실태 감사’를 실시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조선·해운업계 지원을 위해 연안여객선의 담보가치를 인정토록 통보한 끝에 2019년 10월부터 산업은행은 연안여객선의 담보가치를 인정하는 여신지침을 개정했다. 

산업은행 연안여객선 담보 대출상품은 선박구입을 위한 시설자금 대출과 보유 중인 선박을 담보로 경상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운영자금 대출 등이 있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연안여객선 담보가치를 인정한 2019년부터 현재(2021.8월)까지 연안여객선을 담보로 한 대출 건수가 단 11건(대출금 713억원/여객선사 7개 사/담보 선박 14척)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2021년에는 신규 여객선을 담보로 한 대출은 전무한 실정이다.

산업은행 연안여객선 담보 대출실적은 전체 연안여객선 수 대비 8.6%(담보 14척/전체 162척), 전체 연안 여객선사 대비 11.9%(담보 7개사/전체 59개사) 밖에 되지 않는다.

강 의원은 “국내 연안여객선의 3분의 1 이상이 노후화됐고, 여객선사의 절반 이상이 영세한 실정임에도 선박구입을 위한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 대출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산업은행의 연안여객선 담보대출 조건 등이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등 떠밀려 시작한 연안여객선 담보 대출이라 하지만 전용 대출상품도 마련하지 않은 채 여객선을 공장 등 부동산에 준해 취급하는 것은 국책은행으로서 ‘세월호 참사’를 망각한 처사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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