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생명 등 신산업으로 새로운 미래 100년 열어가겠다”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10.17 14:55
  • 호수 167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허성곤 경남 김해시장 “명품도시로 발돋움하는 기반 다지는 게 중요”

“김해시는 법정 문화도시와 의생명 특구 지정 등 새로운 먹거리 준비로 분주합니다.” 10월12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가진 허성곤 경남 김해시장은 “신산업으로 김해의 새로운 미래 100년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해에는 새로운 산업이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의생명 분야 인프라가 구축되는 가운데 AI(인공지능)와 미래자동차 클러스터가 가세하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문화와 스포츠 분야도 마찬가지다. 김해공항에 이어 가덕신공항 건설로 김해는 800만 동남권 메가시티의 중심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허 시장은 “시민·기업들과 함께 김해를 제대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허성곤 김해시장 ©김해시
허성곤 김해시장 ©김해시

올해 김해시가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다. 감회가 남다를 텐데.

“뿌듯하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 할 만큼 문화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된다. 또 그 지역의 문화 수준이 도시 경쟁력을 좌우한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수도권 중심으로 치우쳐 있던 문화지형도를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고, 가야 왕도 김해만의 독창적인 문화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높여 나갈 계획이다. 김해시는 지난 2017년 문화도시 선정을 위해 나섰다. 지난해 재수까지 하면서 절치부심한 끝에 올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어렵게 선정된 만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도시 색깔을 바꾸는 정체성 확립의 동기로 삼아 추진할 것이다.”

어떤 사업을 추진하게 되나.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국비 100억원을 포함해 최대 2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시민들이 주도하는 문화도시 김해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오래된 미래를 꿈꾸는 역사문화도시 김해’라는 비전 아래 시민 주도형 3개 분야 9개 과제 29개 사업을 진행한다. 문화도시센터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문화도시 협의체 중심으로 도시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문화도시를 만들어가겠다. 무엇보다 김해시가 추진하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 등 문화사업뿐만 아니라 도시재생 뉴딜사업, 원도심 활성화 사업 등 각종 개발정책과도 연계해 추진해 나갈 것이다.” 

2024년 전국체전이 김해에서 개최된다. 

“전국체육대회는 3만여 명이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스포츠 축제다. 이런 큰 행사를 시민들과 지역 체육계의 간절한 염원으로 어렵게 유치했다. 그런 만큼 차질 없이 개최할 수 있도록 꼼꼼히 준비 중이다.” 

현재 준비는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있나.

“우선 김해시의 상징이 될 주경기장 건축공사를 올해 11월 착공한다. 이미 지난해 6월 토목공사 착공에 이어 10월까지 각종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2024년 4월 완공할 계획이다. 특화된 디자인과 편의·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복합문화 체육시설로 조성해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다. 2024년 종합운동장 완공 후 전국체전 개최 전까지 종목별 전국대회를 유치해 시설 개선점 등을 점검해 나가겠다. 김해시는 앞서 지난 3월 부시장을 단장으로 12개 부서가 참여하는 체전준비협력단을 구성했다. 분야별 추진과제를 발굴하고 있고, 시민과 함께 준비하는 체전이 될 수 있도록 시민 맞춤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체전 개최가 56만 시민의 자부심으로 이어져 김해의 미래를 이끄는 큰 자산으로 만들 각오다.”

최근 김해시가 공공의료기관 설립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 배경이 궁금하다.

“김해시는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들 가운데 수도권을 제외한 6개 지방 대도시 중 유일하게 공공의료기관이 없다. 300병상 이상 민간의료기관도 단 1곳에 불과하다. 시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019년 김해 시민의 연간 직접 의료비 지출 규모가 1조4000억원인데, 이 중 타 도시 의료기관에 내는 비용이 무려 5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김해시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할 공공의료기관이 없어 김해 시민이 경남의 타 도시뿐 아니라 전북·충북 등지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불편을 겪었다. 그래서 김해시는 지난 5월부터 취약한 공공의료와 코로나19 등 의료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제대와 ‘공공의료 도입 필요성 및 확충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해 왔다.”

용역 결과는.

“지난달 말 용역 결과가 나왔다. 국가 공공의료 활성화 정책에 대처하고 지역 의료 서비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해에는 300병상 이상의 공공의료기관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됐다. 공공의료기관은 공공의료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병원, 산재병원, 적십자병원 등이 있다. 설립 가능성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정부와 경남도 지원을 받는 국·도립의료원 설립이 가장 최선의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추진 방향은.

“김해시는 국·도립의료원 유치를 우선 추진하되, 나머지 3개 유형도 김해시 목적에 맞는 병원이 건립될 수 있도록 해당 기관과 소통할 예정이다. 특히 앞으로 시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세미나를 열어 붐업에 나서는 한편 관계기관을 찾아 공공의료 기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김해시는 지난해 6월19일 의생명특구 지정 1주년을 기념해 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기업과 연구기관의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기술박람회 등을 개최했다. ©김해시
김해시는 지난해 6월19일 의생명 특구 지정 1주년을 기념해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기업과 연구기관의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기술박람회 등을 개최했다. ©김해시

김해는 7600여 개 중소기업이 활동하는 기계금속 업종 위주의 제조업 도시다.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확한 지적이다. 김해시는 새로운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신성장 산업 토대 구축과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생명 특구 지정은 이런 노력의 산물이다. 특구 지정 후 2년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의생명기업 육성을 위해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특구 내 연구소 기업의 지방세 감면 조례를 개정하고, 김해강소특구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전통 제조업 기업의 의료기기 업종 전환을 지원 중이다. 특히 지난해 준공한 메디컬 실용화센터를 활용해 우수 의료설비와 입주 공간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원 결과는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나. 

“전국 12개 강소특구 중 가장 많은 23개 연구소 기업이 등록했다. 의생명 분야 기업 141개사 확대와 38건의 기술 이전, 신규 창업 20건 등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앞으로 차세대 의생명·의료기기 산업 관련 인프라를 착실히 구축할 것이다. 또 정부·민간기업·대학·출연기관과 전략적 협업으로 향후 전국 4대 의생명 거점도시로 도약해 대한민국 의생명 분야를 선도적으로 주도할 계획이다.”

전통 제조업을 탈피해 미래 먹거리 산업 등 신성장동력 마련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잘 보셨다. 신성장동력 마련 중심에는 지난해 유치에 성공한 국내 최고의 클라우드 AI 기업인 NHN김해데이터센터와 R&D센터가 있다. 올 연말 착공해 2023년 상반기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는 지역 산업 전반을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스마트팩토리 위주의 첨단산업으로 재편할 것이다. 특히 제조 혁신과 ICT(정보통신기술) 경쟁력 향상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R&D센터에서 지역 IT 인재 양성이 가능하다. 중소 ICT 기업 기술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다른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 전략도 궁금하다.

“여러 가지 있지만, 김해시는 미래자동차 클러스터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24년까지 명동일반산업단지에 222억원을 들여 미래자동차 부품 생산 지원 종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디지털트윈 기반의 미래자동차 주행성검증 기술 지원 기반 구축사업도 추진한다.”

민선 7기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시정 운영의 방향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전력을 쏟겠다. 또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단계적 일상 회복이 가능하도록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소상공인과 지역경제를 보듬어나갈 계획이다. 김해가 명품도시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김해의 새로운 미래 100년을 열어가기 위해 미래신산업 등으로 경제도시 기반을 마련하고, 가덕신공항 건설에 따른 동북아 물류플랫폼 등 인프라 구축에 힘써 800만 동남권 메가시티 중심도시로 도약하겠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