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 게이트” vs 與 “국민의힘 게이트”…불꽃 튄 경기도 국감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1.10.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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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위 경기도 국감 이재명 출석…여야 ‘대장동 의혹’ 격전

“대장동의 ‘그분’은 청와대보다 감옥과 가깝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이래서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자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의원들은 ‘돈 받은 자 범인’이라는 손팻말을 들며, 대장동 의혹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저격한 野…“돈을 지배하는 자”

국민의힘은 18일 국회 행안위 경기도 국감에서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며 이 후보와 의혹의 연관성을 집중 부각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가 김만배 화천대유 주주 통화 녹취에 등장하는 '그분' 아니냐고 공세를 폈다. 김 의원은 “‘아수라의 제왕’인 그분은 누구인가. 한번 검토해보려고 한다”고 국감의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대장동, 위례, 백현, 코나아이, 성남FC 등을 통해 알 수 있듯 인허가권과 작업조를 이용해서 1조원이라는 돈도 만들어 쓰는 시대로 만든 엄청난 괴력을 갖고 있다”며 음주운전·검사사칭·욕설·여배우 스캔들 등 이 후보의 과거 전력과 신상 의혹을 거론했다.

김 의원은 “단 1원도 안 받았다는 설계자는 어떤 사람일까. 돈을 만든 자, 돈을 가진 자 위에서 돈을 지배하는 자”라고 반문한 뒤 “그분은 돈을 쓰고 싶은 곳에 쓰고자 할 때 그분의 의사대로 지배력을 행사하면 그게 곧 그분의 돈”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 후보와의 관계도 추궁했다.

박수영 의원은 “‘좌(左) 진상(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 우(右) 동규’라는 말이 경기도에 돌아다닌다”며 “만약 특검 수사 결과 대장동, 백현동 의혹에 정진상씨 등이 연루된 증거가 나타나면, 측근비리가 있으면 대통령에서 사퇴하겠느냐”고 캐묻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장 출신의 김용판 의원은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이자 코마트레이드 직원인 박모씨 진술서를 근거로 “박씨 본인과 친구가 이재명 후보에게 돈을 전달한 바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씨가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며 현금다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야당에 반격한 李…“돈 받은 자가 범인”

야당 의원들의 거친 공격에도 이 후보는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때로는 미소를 띠며 야당 의원들의 공격을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대장동 의혹은 결국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돈 받은 자 범인’이라는 팻말을 들기도 했다.

이 후보는 김도읍 의원이 본인을 ‘그분’으로 지칭하자 “제가 만약 진짜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갖고 있다면 길가는 강아지에게 (돈을) 던져줄지라도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한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 같은 분에게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개발이익을 차지한 민간업자에게 어떤 형태든 금전적 이익을 나눈 건 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민의힘에 가까운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라며 “저는 최대 1조원에 이를 수 있는 이 개발이익을 100% 환수하려 했다. 그걸 못하게 막았기 때문에 그나마 절반 또는 70%라도 환수한 게 이 사건의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도 “(화천대유에서) 돈을 받은 자가 ‘그분’이 아니라 ‘그분들’”이라며 이 후보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 후보는 김용판 의원이 ‘조폭연루설’을 주장하며 증거 사진을 공개하자 “어디서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참 노력을 많이 하신 것 같다”며 “이래서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제가 옛날에 다 처벌받았을 것이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후보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대장동 개발 관련 뇌물 수수 의혹 등과 관련해서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지휘하고 있는 직원 일부가 오염돼서 부패에 관여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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