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수산물 이력제가 무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어 논란이다. 축산물과 달리 참여 업체와 조회 건수가 모두 감소한데다 수산물 이력 조회 앱 서비스마저 종료되면서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안병길 의원(부산 서구동구)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산물 이력제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 수가 2017년 6917곳에서 2021년 6093개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산물 이력제 사이트 상품 이력 조회 건수도 PC와 모바일 모두 감소하는 추세다.
축산물은 수산물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축산물의 경우 이력제 등록업체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 5629개 업체로 같은 시기 수산물 이력제에 가입한 업체 수보다 적었다. 하지만 2021년 1만1371개 업체가 참여하며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축산물 이력제 사이트 상품 이력 조회 건수도 PC와 모바일 모두 매년 증가해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 중인 축산물 이력 정보 앱은 사용할 수 있는데 반해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운영하고 있던 수산물 이력 조회 앱은 지난 4월30 서비스가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산물 구입 현장에서 간편하게 확인 가능한 방법이 사라져 불편함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 셈이다.
수산물과 축산물에 대한 연간 1인당 소비량을 비교하면 2011년 이후 연간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축산물 소비량보다 항상 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이력제 조회 건수는 지난해 기준 육류와 비교해 46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산출됐다.
수산물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도 많지만, 직접 보고 고르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다수다. 이 때문에 원산지 이력에 대한 정보 제공이 현장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게 안 의원의 설명이다.
안 의원은 “매년 원산지 표시 위반 적발 건수가 수백 건씩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나 비대면 쇼핑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엔 원산지 관리와 이력제에 대한 철저한 확인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산물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도 활용하지 않는 우를 범하며, 10차 산업을 논하고 있는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수산물 이력제 참여 업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