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는 현직이니 아들에게 50억원”…유동규-김만배 녹취록 파장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1 13: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0억원 클럽’ 구체적 액수·지급 방법 논의 정황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0월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특혜‧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른바 ‘50억 클럽’에 지급하기 위해 뇌물의 액수와 구체적 지급 방법을 모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21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이 주요 정치·법조인들에게 각각 50억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는 김씨가 “6명에게 각각 50억원씩 총 300억원”이라고 말을 꺼내자 유 전 본부장이 “곽상도는 현직 (국회의원)이니 정치자금법 때문에 직접 주면 문제가 될 수 있고, 아들한테 배당으로 주는 게 낫다”고 답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서울신문》은 전했다. 

또 김씨가 “(곽 의원) 아들은 회사 말단인데 어떻게 50억원을 주냐”라고 반문하자 유 전 본부장은 “아들한테 주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도 “(나중에) 알려지면 파장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김 씨가 왜 돈을 주려는 지 이유는 전혀 모르고 곽 의원 아들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돈을 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50억원 클럽으로 표시된 사람 중 일부는 그냥 언급될 수 있기에 억울할 것”이라는 취지로 검찰에 해명했다고 《서울신문》은 보도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0월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치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0월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치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실제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한 곽 의원의 아들은 올해 3월 대리 직급에서 퇴직해 성과급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곽상도 의원은 “로비를 받았으면 자료가 남아 있을 텐데 그런 것도 없이 무조건 뇌물이라고 덮어씌우고 있다”며 “제3자들 간의 대화 녹취록을 근거로 제가 뇌물을 받았다고 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화천대유 직원 모두에게 배분되는 성과급이 왜 뇌물로 둔갑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6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씩 받기로 했다는 이른바 ‘50억원 클럽’ 명단이라며 곽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름을 공개했고 익명의 홍아무개씨까지 총 6명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당사자들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