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이재명 vs ‘개 사과’ 윤석열…‘막상막하’ 비호감 경쟁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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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구설수에 폭증하는 양당 대선후보의 ‘비호감도’…“제3지대의 시간이 온다”

여권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야권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지지율 흐름을 두고 손익계산에 분주한 분위기다. 최근 두 후보 모두 잇따라 네거티브 공방에 휘말리면서 비호감도를 키우고 있어, 지지율 신호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선 두 후보의 비호감 요소가 계속 부각될수록 향후 중도층 표심이 제3지대로 쏠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 판도가 후보들의 공약보다 범죄 여부 검증으로 기울면서, 유권자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는 우려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특혜‧비리 의혹은 물론 최근 국정감사 과정에서 조폭 연루 이미지까지 덧씌워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윤 전 총장은 정치권 등판 이후 120시간 노동이나 아프리카 비하 발언 등 각종 실언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최근에는 무속 논란과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논란까지 빚으며 재차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시사저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시사저널

‘대장동’ 이재명과 ‘개 사과’ 윤석열, 커지는 비호감도

이 같은 논란 탓에 두 주자들의 비호감도는 호감도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월19~21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후보별 호감도를 조사해 22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 후보의 비호감도는 60%로, 호감도(32%)보다 훨씬 높았다. 지난 3월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의 호감도는 14%포인트 떨어졌고, 비호감도는 17%포인트 급증했다.

그래픽 ⓒ 시사저널 양선영·한동희
그래픽 ⓒ 시사저널 양선영·한동희

윤 전 총장의 호감도-비호감도 차이는 이 후보보다 높은 수준이다. 윤 전 총장은 같은 조사에서 28%의 호감도와 62%의 비호감도를 기록했다. 34%포인트 격차이다. 조사 대상(심상정‧안철수‧윤석열‧이재명‧홍준표 가나다순) 가운데 가장 높은 비호감도 수치를 기록했다.

그래픽 ⓒ 시사저널 양선영·한동희
그래픽 ⓒ 시사저널 양선영·한동희
그래픽 ⓒ 시사저널 양선영·한동희
그래픽 ⓒ 시사저널 양선영·한동희

이른바 ‘개 사과’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흐름이 보다 휘청거린 것으로 조사됐다. 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1005명을 상대로 조사해 2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와 윤 전 총장 간 가상 양자 대결에서 엇갈린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 후보는 전주보다 1.7%포인트 상승한 37.5%를 기록한 반면, 윤 전 총장은 3.5%포인트 하락한 33.6%로 밀려났다. 윤 전 총장은 일주일 만에 오차범위 이내에서 선두 자리를 이 후보에 내어주게 됐다.

다만 이 후보의 지지율도 안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 움직이지 않고 있어서다. 같은 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전 총장,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대상으로 가상 다자 대결을 실시한 결과, 이 후보는 33.6%로 선두를 차지했지만 윤 전 총장과의 격차는 3.6%포인트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 KSOI
ⓒ KSOI

비호감 경쟁 외면하는 무당층 표심에 꿈틀대는 제3지대 

관건은 양당 대선주자들의 비호감 경쟁에 관망하고 있는 무당층 표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SOI 가상 다자 대결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거나 ‘지지 후보 없다’, ‘잘 모른다’고 응답한 무당층 비율은 29.1%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27.3%)보다 1.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제3지대로 통하는 안철수 대표(2.8%)와 김동연 전 부총리(1.1%), 심상전 후보(3.4%) 지지율을 합치면 거대 양당 주자들의 지지율을 넘어서게 된다. 무당층의 표심이 향후 대선 국면에서 캐스팅보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현재의 대선 구도를 ‘에어리언 대 프레데터의 싸움’이라고 진단하면서 “누가 이기나 미래가 없는 것이다. 중도층은 양자택일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어차피 이번 대선은 망했다. 제3지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런 식의 선택지를 강요받는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진영 논리를 벗어나 정치 개혁을 주문할 수 있는 제3의 물결을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제3지대 대권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24일 신당 창당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지금 정치판의 강고한 양당 구조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새로운 물결’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도 대선 출마 결심을 사실상 굳히고 출마선언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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