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곽상도 아들 계좌 동결…‘퇴직금 50억원’ 추징보전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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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채씨 명의 계좌 10개 동결…“곽 의원 부자 공모해 뇌물 취득 의심”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에 앞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에 앞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31)씨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퇴직금 50억원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곽 의원과 병채씨의 재산 가운데 50억원을 한도로 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의 추징보전 청구를 받아들였다. 

추징보전은 범죄 수익으로 의심되는 경우 피고인들의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해당 금액만큼을 동결시키는 절차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곽 의원 부자는 범죄수익으로 추정되는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게 된다.

법원은 병채씨 명의 은행 계좌 10개에 있는 자산 및 앞으로 입금될 예금채권을 합쳐 추징 예상 금액인 50억원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에 대해 동결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법원은 "곽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및 병채씨와 공모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행위로 불법 재산을 얻었고, 이를 추징해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향후 추징재판을 집행할 수 없게 될 염려가 있거나 집행이 현저히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기소 전 추징보전'을 결정했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위원을 지낸 곽 의원이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 측에 여러 편의를 제공했고, 이 댓가로 그의 아들 곽씨가 사후에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병채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아버지는 퇴직금에 대해 몰랐고, 일반인이 볼 땐 많은 액수지만 회사에서 일하며 산재도 입어 위로금 명목이 더해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의원 역시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제공해 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이 10월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이 10월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화천대유는 고용노동부가 요구한 병채씨 산업재해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노동부는 산재 자료 제출 기한을 지난 15일로 뒀지만, 화천대유가 자료를 내지 않자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있는 사무실을 현장조사 한 뒤 25일까지로 시한을 연장했다. 그러나 전날 오후 6시까지도 화천대유 측은 해당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재 여부를 확인하려면 출근부, 건강검진 기록, 임금 대장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앞으로 다시 현장에 가서 진술서를 받고 사업주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등 더 강도 높은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천대유가 계속해서 협조를 안 할 경우 강제 수사력이 있는 검찰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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