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롯데 등 대기업, 가구 사업에 눈독 들이는 까닭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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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신세계·현대백화점 이어 롯데·SK도 가구 사업 진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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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들이 인테리어·가구 사업에 속속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인테리어·가구 사업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롯데그룹이 국내 1위 가구업체인 한샘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고, SK그룹은 최근 매트리스 업체인 지누스 인수에 나섰다. 이에 따라 대기업간 가구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인 얼마 전 SK네트웍스는 최근 지누스의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SK네트웍스는 지누스와 구체적인 인수 조건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누스는 1979년에 설립된 캠핑용품 제조·판매업체다. 2000년대 들어 주력 사업을 매트리스와 베개 등으로 전환한 지누스는 세계 최초로 매트리스 소형 박스 포장(Mattress-In-A-Box)을 통해 온라인 판매 시장을 개척했다. 그 결과 지누스는 아마존에서 미국 내 매트리스 온라인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지누스 지분 39%를 인수하는데 약 1조원을 투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만일 SK네트웍스가 지누스를 품에 안을 경우 호텔과 리조트, 렌탈, 상사 부문 등 기존 사업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롯데그룹과 LG그룹에서 분리된 LX그룹도 한샘 인수 경쟁을 벌인 바 있다. 그 결과, 한샘은 롯데의 품으로 돌아갔다. 롯데쇼핑은 사모펀드(PEF)인 IMM PE가 한샘 최대주주인 조창걸 한샘 회장 등의 한샘 보유 지분 유효 지분(37.8%)을 약 1조4500억원에 인수하는 데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 299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기존 점포의 리뉴얼 등을 통해 ‘한샘디자인파크’와 ‘한샘리하우스’ 등 다양한 체험형 리빙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롯데백화점에 프리미엄 가구 편집샵인 ‘테일러드홈’을 론칭하는 등 가구·인테리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앞다퉈 인테리어·가구 사업에 발을 들이는 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가구와 인테리어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존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리바트와 까사미아 브랜드를 갖춘 상황에서 롯데와 SK까지 인테리어·가구 사업에 진출하면서 대기업 간 가구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소 가구업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 가구업체들은 대기업의 프리미엄 가구 전략과 이케아의 가성비 전략 사이에 끼어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대기업의 가구 사업 진출이 확대되면서 대기업과 소형 가구업체 간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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