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尹 선대위에 끝까지 합류 안 할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11.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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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과 ‘악연’ 부각…洪 측 “선대위 합류 명분 없다”

국민의힘 경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후보 선출에 불만을 드러낸 2030 당원들의 ‘탈당러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다. 이 때문에 2030 유권자들의 강한 지지를 받던 홍준표 의원의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 필요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홍 의원 측은 연일 선을 긋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홍 의원의 합류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5일 치러진 전당대회 이후 2030세대 청년 책임당원의 약 2100명이 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에서만 500여 명이 탈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탈당 이유로는 홍 의원의 경선 탈락이 꼽힌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홍 의원만 보고 지지했는데 더 이상 지지할 이유가 사라졌다”, “구태 정치에 신물이 난다”는 취지의 반응과 함께 탈당 인증 글이 다수 게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경선 결과를 곧바로 승복하면서도 선대위 합류 제안은 공식 거부했다. 홍 의원은 전날(8일) 선거 캠프 해단식에서 “비리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지는 사람은 정치 보복이라고 따질 것도 없이 감옥에 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0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청년 몇 사람 등용하고 사진 찍고 쇼한다고 청년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며 “그분들은 당이 좋아서 들어온 게 아니라 사람을 보고 들어온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 국회사진기자단

2030 탈당러시에 거세지는 ‘洪 러브콜’…김종인과 ‘악연’이 뇌관

정치권 일각에선 홍 의원이 선대위 합류를 거절한 배경에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의 ‘악연’이 있다고도 해석한다.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은 1993년 ‘동화은행 뇌물 사건’의 피의자와 검사로 만난 바 있고, 지난해에는 공천과 복당 문제로 신경전을 빚었다. 국민의힘 경선 직전에는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자 홍 의원이 “도사가 등장했다”며 날카롭게 각을 세우기도 했다.

문제는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이 기정사실화한 데다, 선대위에 합류해 전권을 휘두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전 위원장은 벌써부터 “앞으로 본선을 위해 어떤 형태의 선대위 구성을 해야할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9일 《채널A》 유튜브 인터뷰 발언)”며 사실상 선대위의 전면적 개편을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시점은 이르면 15일 출판기념회를 마친 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처럼 김 전 위원장이 선거판 전면에 나선다면 홍 의원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홍 의원 측에서 사전에 선을 그은 것이란 해석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포옹하는 모습 ⓒ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포옹하는 모습 ⓒ 국회사진기자단

이와 관련해 홍준표 캠프에서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언주 전 의원은 시사저널에 “홍 의원은 아마 당분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홍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의 지휘를 받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의 예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고발사주 의혹 등의 문제가 정리되지 않는 한 홍 의원이 다시 등판할 명분이 없다”며 “홍 의원이 단순히 선대위에 합류한다고 2030의 마음이 돌아선다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홍 의원까지 (2030으로부터) 차단당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홍 의원 측에서도 선대위에 합류할 수 있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선거가 임박해지면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홍 의원과 윤 후보 측이 결국 힘을 합칠 것이란 전망이다. 홍준표 캠프 선대위원장 출신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대선이 가까워지면 여러 상황들이 변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라며 “홍 의원도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여망 또는 당원들의 여망을 뿌리치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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