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 광주 찾는 尹에 “세 가지 약속해야”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1.11.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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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어린 사과하면 광주 방문 반대 이유 없어”
이용섭 광주시장 ⓒ광주시
이용섭 광주시장 ⓒ 광주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광주 방문 일정을 두고 “광주 시민과 민주국민들에게 진정성을 보이려면 세 가지 약속을 해주면 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시민단체도 오늘 오전 윤 후보가 납득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성명서를 낸다면 매우 조용하게 진행하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두고 “역사의식이나 인식이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평범한 시민이라면 그냥 넘어가겠지만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윤 후보가 진정 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약속한 뒤 광주를 찾는다면 우리가 광주 방문에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윤 후보에게 △ 5·18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는 노력을 하겠다는 것 △ 5·18 진상규명에 앞장서겠다는 것 △ 역사 왜곡에 대한 당 차원의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 등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런 내용의 성명서를 가지고 오늘 오전 (광주에) 방문한다면 광주시민들은 방문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박수를 보낼 것”이라며 “광주시민들은 설령 5·18 책임자라고 할지라도 진정으로 사죄하고 반성하면 포용하고 용서하는 통합의 길로 나아가길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광주 방문을 예정한 10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앞 경찰통제선 밖에서 대학생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윤 후보의 5·18묘지 참배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광주 방문을 예정한 10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앞 경찰통제선 밖에서 대학생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윤 후보의 5·18묘지 참배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윤 후보와 시민단체 간의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자작극을 하는 사람이 일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다”며 “우리 시민들은 매우 자제했다. 폭언이나 물세례, 달걀 던지는 것도 자제했지만 어떤 정치인들은 비판 받고 탄압 받는 모습을 보여서 다른 쪽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고 하는 분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광주 시민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광주 방문을 반대하는 광주 시민단체 일동’은 지난 9일 ‘광주 시민들께 보내는 호소문’을 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오월 영령이 잠든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윤석열이 정치쇼를 벌이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 힘을 모아 이를 막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리적 행동은 자제하고, 참여자 모두가 하나돼 평화적으로 시민의지를 표현하자”며 “성숙한 비폭력 저항 운동을 보여주자”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 모여 윤 후보 방문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한편 윤 후보는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한다. 그는 이날 오후 2시 전남 화순군 고(故) 홍남순 변호사 생가에 방문해 유족과 차담회를 한 뒤 상무대영창이 복원된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을 방문하고, 5·18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11일에는 오전 9시30분에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오후 2시에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각각 방문한다. 봉하마을에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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