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24시] 한반도 화산활동 시기 밝혀지나
  • 오을탁 제주본부 기자 (sisa641@sisajournal.com)
  • 승인 2021.11.1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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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영실 조면암, 국제학술지 ‘지질표준 및 지질분석 연구’ 게재
세계유산본부, 화산암연대측정 참조물질로 국제학술지에 소개
국내·외 비교적 젊은 화산암 연대측정 국제표준 활용 기대
하늘에서 바라는 한라산 영실 분화구 전경 ⓒ제주도
하늘에서 바라는 한라산 영실 분화구 전경 ⓒ제주도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영실 조면암을 화산암 연대측정 참조물질로의 활용을 제안한 논문이 국제학술지 ‘지질표준 및 지질분석 연구’에 게재 승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에 의하면, 이 연구는 세계유산본부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16부터 2019년까지 4개년에 걸쳐 추진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의 일환으로 호주 커틴 대학의 루비 마르스 덴(Ruby C. Marsden), 마틴 다니식(Martin Danisik) 박사 등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지질학적 시간 측정에 다양한 연대분석법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 지질역사의 층서 비교에 있어 여러 기관에서 분석한 연대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기준 물질(참조물질)이 필요하다.

이 논문에서는 제주도 한라산 남서쪽 영실 조면암에서 분리한 ‘저어콘(Zircon)’이라는 광물을 화산암 연대측정법 중 하나인 U-Th 비평형 연대측정법의 기준 물질(참조물질)로 제안했다.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의 저어콘 광물이 참조물질로 제안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부구에 의하면 지질학적 참조물질은 서로 다른 기관에서 분석해도 동일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영실 조면암에서 분리한 저어콘을 서로 다른 4개의 기관에서 분석한 결과 8만 2000년(±6000년)의 동일한 연대 결과를 얻었다.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참조물질로 저어콘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는데, 한반도 내에서 발견된 저어콘 광물이 참조물질로 제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어콘(Zircon) 광물 이미지 ⓒ제주도
저어콘(Zircon) 광물 이미지 ⓒ제주도

지질학적으로 화산암 내 저어콘의 결정화 시기는 비교적 지하 천부에 생기는 마그마방의 형성 시기를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즉 지하 마그마방의 형성과 이후 화산분출 사이의 시간 간격을 측정할 수 있어 과거 화산활동의 분출 패턴 분석과 미래 화산활동 예측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유산본부는 참조물질로 제안된 한라산 영실 조면암이 향후 울릉도, 백두산 등 한반도 화산활동 연구뿐만 아니라, 국외의 많은 화산활동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자료와 관련, 공동연구를 추진한 한라산연구부 안웅산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화산활동 시기를 밝히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라산연구부는 이 외에도 제주도 화산활동 연구를 위해 여러 연구기관과 다학제적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부경대 등 대학 연구진과 ‘제주도 한라산 천부 마그마 구조 연구(2020~2022)’,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화산연구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한 한라산 공동연구(2021~2025)’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창훈 한라산연구부장은 “제주도 한라산 고지대는 약 20만 년 전부터 2000년 전까지 주기적으로 분출한 화산 활동의 기록을 가진 최적의 화산 연구지”라면서 “국내·외 연구진들과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미래 화산활동을 예측할 수 있는 실질적 연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지대에서 듣는 한라산 이야기 ⓒ한라산 국립공원
고지대에서 듣는 한라산 이야기 ⓒ한라산 국립공원

◇ ‘고지대에서 듣는 한라산 이야기’ 힐링 만점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올해 한라산국립공원에서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높은 점수를 받고있다. 한라산국립공원은 코로나 19 영향으로 그동안 ‘역사의 자취가 서린 어승생악 탐방’ ‘고지대에서 듣는 한라산 이야기’ ‘구상나무가 들려주는 기후변화 이야기’ ‘졸참나무숲에서 듣는 한라산 이야기’ ‘한라산 깃대종 현장 교육’ 등 7개 대면프로그램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SNS 해설 콘텐츠 운영, 비대면 자율형 프로그램 등 온라인 해설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특히, 해발 1700m에서 이뤄지는 ‘고지대에서 듣는 한라산 이야기’는 한라산의 인문학적, 자연·생태 이야기를 자연환경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직접 들을 수 있는 힐링프로그램으로 운영돼 탐방객으로부터 최고의 점수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한라산 해발 1400고지 이상에서 전문가와 함께 하는‘한라산 깃대종 현장 교육 ’특별프로그램은 구상나무와 산굴뚝나비를 직접 보며 멸종되어가는 동·식물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한라산 특화프로그램을 개발, 한라산의 소중한 가치를 인식하는 계기의 장으로 호평받고 있다.

한라산 새해맞이 해돋이 ⓒ한라산 국립공원
한라산 새해맞이 해돋이 ⓒ한라산 국립공원

◇ 2022년, ‘한라산에서 새해맞이’ 안된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야간 산행 전면 금지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은 2022년 임인년 새해맞이 한라산 동능 정상 특별 야간산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17일 밝혔다.

한라산국립공원은 매년 1월 1일 0시에 성판악·관음사 코스를 통한 동능 정상 야간산행을 허용해 왔으나 2022년에는 코로나 19 예방 및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야간산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2년 1월 1일에도 평상시와 같이 탐방 예약제(성판악 1000명, 관음사 500명)를 운영하며, 입산은 오전 6시부터 할 수 있다. 한편 한라산국립공원은 도민과 관광객이 집에서도 새해 한라산 일출을 즐길 수 있도록 해맞이 일출 영상을 한라산국립공원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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