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선대위 위기감·절박함 없어” 작심비판
  • 박세진 디지털팀 기자 (ordinary_psj@naver.com)
  • 승인 2021.11.1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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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간담회 참석
선대위 구조 두고도 "희한한 구조" 비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연합뉴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연합뉴스

여권 '책사'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참석 여부에 대해 회의적으로 말했다. 양 전 원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당 의원들을 향해서도 거친 쓴소리를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간담회 참석 전 기자들에게 "선대위에 우리당 의원들이 골고루 참여해 용광로 선대위가 가동돼 가고 있지 않은가"라며 "굳이 내가 나서야 할 필요가 있겠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은 "선대위 여러 곳에서 (합류) 요청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참 어려운 문제"라며 "제가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고 밖에서 조언·자문하는 등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선대위 밖에서라도 도울 의지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현재 당원이고 당 지도부 일원이었기 때문에 당연하다"라며 "내가 선대위에 참여하든 안 하든 후보를 중심으로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울수록 이 후보를 중심으로 뭉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와 소통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자주 연락하고 있다. 필요하다고 생각한 건의나 조언을 드리고 이 후보도 답답한 것이 있으면 내게 연락하곤 한다"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민주당의 대선 전략에 대해 신랄하게 쓴소리를 내뱉었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전한 바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위기감이나 승리에 대한 절박함, 절실함이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의 한가한 술자리도 많고, 누구는 외유 나갈 생각 하고, 아직도 지역을 죽기 살기로 뛰지 않는 분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양 전 원장은 "대선이 넉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이렇게 유유자적 여유 있는 분위기는 우리가 참패한 2007년 대선 때 보고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만 죽어라 뛰고 있다"며 "책임 있는 자리를 맡은 분들이 벌써 마음속으로 다음 대선, 다음 대표나 원내대표, 광역 단체장 자리를 계산에 두고 일하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탄식이 나온다"고 쏘아붙였다.

특히 선대위 구성을 두고는 "희한한 구조, 처음 보는 체계"라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취지와 고충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권한과 책임이 다 모호하다.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못갖춘 매우 비효율적인 체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후보 개인기로만 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후보 핵심 측근들과 선대위 핵심 멤버들이 악역을 자처하고 심지어 몇 명은 정치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후보 중심으로 키를 틀어쥐고 중심을 잡아 컨트롤 타워 역할 안 하면 승리가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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