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신종 전염병’ 비만에 빠진 한국인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2.06 11:00
  • 호수 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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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하면 당뇨병 위험 2.6배 증가⋯20.30대에서는 5.9배

32세 K씨는 올해 정기 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당뇨병 가족력도 없고 술도 별로 안 하는데도 젊은 나이에 당뇨병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일이 바빠 운동량이 부족하고 복부비만이 있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1996년 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규정했다. 최근에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이라며 세계 10대 건강 위험요인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심뇌혈관질환, 퇴행성관절염 및 각종 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만이 합병 질환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비만도, 성별, 나이, 민족에 따라 다르므로 한국인의 위험도 자료가 필요하다. 

대한비만학회는 2015년부터 매년 비만 유병률 변화와 동반 질환 추이를 분석해 비만 팩트시트를 발간하고 있다. 2021년 비만 팩트시트의 경우 국민건강보험서비스의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성별과 나이에 따른 최근 11년간의 비만 유병률 변화 추이와 주요 동반 질환인 2형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및 고형암 발병률을 새롭게 제시했다.

최근 11년간 한국인의 비만과 복부비만 유병률은 상승하는 추세다. 2019년 비만 유병률은 남자 46.2%, 여자 27.3%였다. 다른 연령군과 비교해 비만 유병률이 낮았던 20대와 80대에서 비만 유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남녀 모두 체질량지수 35 이상 고도비만에 해당하는 3단계 비만 유병률이 3배 가까이 높아졌다. 특히 20대 비만 유병률이 급증하면서 젊은 층의 비만 합병 질환이 늘어나고 있고, 3단계 비만 급증으로 비만 합병 질환의 유병률 역시 상승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시사저널 박은숙

야식 끊고 하루 만 보 걷기 필요 

무엇보다 비만한 성인 중에서 젊은 나이일수록 정상 체중보다 2형 당뇨병,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위험 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비만하면 정상 체중보다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2.6배 높았는데, 20·30대에서는 5.9배로 크게 높았다. 

마찬가지로 비만에서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1.2배 높았는데, 20·30대에서는 1.7배로 발생 위험이 더 커졌다. 비만 성인의 경우 뇌졸중 발생 위험은 1.1배 높았는데 20·30대에서는 1.7배로 발생 위험이 더 컸다. 또한 정상 체중인 40세에 비해 비만인 40세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은 5.1배,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 위험은 1.7배 증가했다.

한국인의 경우 비만은 주요 암의 발병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한 남자는 갑상샘암 발생 위험이 정상 체중보다 1.5배 높았고, 대장암과 간암 발생 위험도도 1.2배 높았다. 비만한 여자의 경우 갑상샘암과 간암 발생 위험이 정상 체중보다 1.2배 높았고, 갑상샘암, 대장암 및 간암 발생 위험이 정상 체중보다 1.2~1.3배 높았다.

한국의 주요 사망원인인 암,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발생 원인 역시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20·30대와 중년으로 넘어서는 40세에는 체중 증가가 2형 당뇨병,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위험을 큰 폭으로 높인다. 과자와 단 음료 등 간식 줄이기, 야식 안 하기, 하루 만 보 걷기 실천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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