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선대위] ‘일단 봉합’ 3金, 여전히 갈등 가능성 나오는 이유
  • 구민주·김종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1.12.10 10:30
  • 호수 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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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金, 민주당 출신이라는 상징성 있을 뿐…중도 확장에 영향 적을 것"

12월6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우여곡절 끝에 3김(김종인·김병준·김한길)을 모두 태워 출범했지만, 이들 사이 냉기류는 계속 감지되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연일 시장을 강조하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경제관을 저격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은 합류가 발표된 이후 수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출범식은 물론 7일 김 위원장의 참석이 예상됐던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입당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이들의 관계가 언제든 다시 분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본적인 선거 전략과 국정운영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후보가 김병준·김한길을 영입한 건 대선 이후 안정적 국정운영과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둔 것이다. 윤석열 중심의 신당 창당 논의까지 이뤄지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원톱’ 김종인 합류로 다소 어그러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총론에선 중도와 2030세대를 공략하겠지만, 실용을 주장하는 김종인과 개인·시장을 주장하는 김병준의 충돌 가능성은 크다. 남아있는 선대위 핵심 실무자 인선과, 대선 전후 판을 누가 주도해 짜느냐를 두고도 싸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 역시 “윤 후보가 선대위 전체의 그립을 강하게 쥐지 않으면 당연히 불협화음이 일어날 소지는 있다”면서 “앞으로 이들이 함께 색다른 선거 캠페인을 펼칠 텐데, 이것이 다양성으로 나타날지 갈등으로 나타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시사저널 박정훈
(왼쪽)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12월6일 선대위 출범 식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시사저널 박정훈·국회사진취재단

평균 연령 72세, 미래보다 과거 색채 짙어

반면 선대위 출범 이전처럼 이들 간 갈등이 수면으로 표출되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대선이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데다, 지난 한 달여의 갈등 국면을 거치며 분열은 곧 ‘패망’이라는 교훈을 모두 느꼈을 거란 이유에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일단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 공식 직함을 받고 원톱이 되었으니, 이전과는 다르게 갈등을 조정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내부 분란이 생기더라도 3김 모두 선대위에 몸담고 있는 것이, 이들 중 하나라도 선대위를 떠나는 것보다 분명 ‘플러스’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3김’의 성향과 관계에 매몰된 국민의힘 선대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도 제기된다. 이들은 평균 연령 72세로, 모두 미래보다 과거 색채가 더 짙다. 이들에게서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나 신선한 비전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3김’이라는 메타포(은유)가 제대로 적용하려면, 예전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처럼 개개인이 동등하고 막강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3김은 그냥 이들이 김씨 성을 가졌기에 그렇게 불릴 뿐이다. 셋 모두 위상이나 인기를 말하기 어려운 존재다. 이들의 상징성은 민주당 정부에 기여했거나, 민주당 정부를 거친 인사가 이쪽으로 합류했다는 정도 아닐까 싶다. 실질적으로 이들로 인해 중도 확장이 이뤄지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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