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사퇴 공세에 우회적 방어 나선 文대통령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1.12.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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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설에 선그은 文 “임기 마지막까지 역할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연구기관장 및 투자은행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연구기관장 및 투자은행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임기까지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홍 부총리는 ‘아들 입원특혜 의혹’에 휩싸이며 시민단체와 여야의 사퇴 공세에 직면한 상태다. 문 대통령의 신임을 재확인한 홍 부총리가 어떤 결단을 내릴 지 정치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홍 부총리로부터 이달 하순 발표 예정인 ‘2022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의 성공을 위해 임기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역할을 잘 해 달라”고 언급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홍 부총리도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이번 덕담이 주목받은 것은 홍 부총리를 둘러싼 의혹 탓이다. 최근 홍 부총리는 아들 입원특혜 의혹에 휩싸이며 여야의 맹폭을 견디고 있다. 홍 부총리 아들 홍아무개씨는 지난달 24일 고열과 다리 통증 등을 호소하며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1차 진단 결과 응급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홍 부총리가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통화한 뒤 홍씨가 1인실 특실에 입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6일 홍 부총리와 김 병원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9일 홍 부총리의 해임과 교육부 감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은 5일 “국민 생사보다 내 자식 다리 아픈 게 먼저라면 고위공직자로서 자격미달이다. 청탁과 특혜가 있었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손실보상안을 두고 홍 부총리와 충돌했던 여당의 반응도 차갑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6일 페이스북에 “홍 부총리는 침묵하지 말고 의혹을 명쾌히 해소하라”고 압박했다. 같은날 신동근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러한 의혹이 일어난 것에 대해 (홍 부총리가) 빨리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악재에 직면한 홍 부총리가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조기 사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에게 완주를 부탁한 가운데 홍 부총리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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