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향한 경찰 칼끝, 오너 일가 향할까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12.1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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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비자금 조성 의혹과 “오너에 비자금 전달” 주장도
신풍제약 오송공장 ⓒ신풍제약 제공
신풍제약 오송공장 ⓒ신풍제약 제공

지난달 24일, 신풍제약 서울 강남구 본사와 경기 안산시 공장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풍제약 임원 3명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신풍제약의 불법 주가 부양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찰 수사가 신풍제약 오너 일가까지 향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에게 원료 단가를 부풀려 지급한 뒤 그 차액을 어음으로 돌려받았다. 어음은 신풍제약 출신이 설립한 사채업체를 통해 현금화됐다. 세탁된 자금은 여러 계좌를 통해 신풍제약 고위 임원에게 전달됐다. 경찰은 2009년에서 2015년 사이 조성된 비자금 규모가 2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추가 의혹도 제기됐다. 신풍제약이 또 다른 의약품 원재료 납품업체를 통해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까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의약품 원재료 및 완제품 등을 납품받는 과정에서 매출원가를 과다계상하는 방식이 그대로 동원됐다.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신풍제약의 비자금 규모는 최대 500억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비자금 조성에 오너 일가가 연루돼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신풍제약 고위임원이 사채업자를 통해 세탁한 자금을 오너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신풍제약의 오너는 고(故) 장용택 신풍제약 창업주의 장남인 장원준 전 신풍제약 사장이다. 그는 2009년 신풍제약 대표이사에 올랐으나 2011년 분식회계와 리베이트 사건으로 사임했다. 장 전 사장은 이후 신풍제약 내 공식직함을 두진 않았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찰은 신풍제약의 불법 주가 부양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신풍제약 주가는 지난해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를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고 발표하면서다. 특히 지난해 ‘피라맥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2상을 허가받고, MSCI에 편입되는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신풍제약 주가는 폭등했다.

실제 2019년 말 6000원대이던 신풍제약 주가는 지난해 9월18일 종가 기준 19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신풍제약 주가는 피라맥스의 임상2상 유효성 입증이 실패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3만원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신풍제약 오너 일가는 신풍제약 주가가 급등하던 시기 주식을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얻었다. 장 전 사장의 친·인척인 민아무개씨는 지난해 5월 보유한 신풍제약 주식 전량(92만3902주)을 장내 매도했다. 또 장 전 사장이 최대주주(72.91%)인 송암사도 지난 4월 보유 중이던 신풍제약 주식 200만 주를 팔아 1680억원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인위적인 주가 부양이 있었다고 의심한다. 경찰은 신풍제약이 일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회사가 개발 중인 ‘피라맥스’를 홍보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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