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김건희 리스크’에 與도 野도 ‘몸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1.12.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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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건희 ‘엄호’ 이틀 만에 허위경력 의혹 불거져
공세 수위 높이는 與도 잇단 ‘얼평’ 논란에 역풍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다시 한 번 논란에 휩싸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허위경력 기재와 수상기록 부풀리기 의혹까지 받게 되면서다. 

국민의힘은 “사실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사퇴 감”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과도한 사생활 검증은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는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 연합뉴스

계속 번지는 김건희 의혹…“등판 안 시킬 것” 관측도

김건희씨는 14일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에 교수 임용 지원서를 제출할 당시 허위 경력을 기재하고 수상 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2년부터 3년 동안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적었지만 당시 해당 협회는 설립되지도 않았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또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및 대한민국애니메이션 대상에서 각각 대상과 특별상을 받았다고 기재했으나, 당시 김씨의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으로 응모된 작품이 없었으며 김씨가 응모 또는 수상할 조건도 아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김건희 리스크는 없다”고 선을 그은 지 불과 이틀 만에 새로운 의혹이 불거진 셈이다.

국민의힘은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 기간을 착각해 잘못 기재한 것을 제외하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협회 결성 초기 비상근 자문 활동을 했고 이후 재직증명서를 정상적으로 발급받았다”며 “몇 년이 지나 이력을 기재하다 보니 재직 기간을 착오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수상경력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시 김씨가 회사 부사장으로서 출품 작품 제작에 깊이 관여하고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씨 본인은 “허위 경력에 대해선 기억나지 않는다”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고 그것도 죄라면 죄”라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받고 있으며 국민대 박사논문 표절 의혹도 현재 진행 형이다. 뿐만 아니라 김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가 대기업 협찬을 부당하게 받았다는 의혹과 김씨 본인이 ‘쥴리’라는 예명을 쓰며 과거 유흥주점에 근무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이 때문에 김씨는 좀처럼 등판을 하지 않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아내인 김혜경씨가 적극적으로 후보 일정에 동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 내에서는 김씨가 ‘그림자 내조를 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 역시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김씨 관련 논란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김씨의 등판 시점과 관련해서는 발언을 삼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김건희씨를 내보내서 설화에 휩싸이는 것보다 차라리 비판을 받고 내보내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할 것이다. 나 같아도 끝까지 숨기고 안 내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與 “과한 공세는 역풍 부른다” 우려 속 “검증 끝내야” 주장도

민주당은 김씨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그의 등판을 촉구하고 있다.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수록 윤 후보에게 부담이 된다는 계산이다. 윤 후보와 대척점에 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연일 SNS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며 김씨 관련 의혹을 꺼내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민주당 일각의 공세가 거세질수록 여론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손혜원 전 의원은 김씨의 학창 시절과 최근 모습을 비교하며 외모를 평가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를 두고 야권은 물론 당내에서도 ‘역풍이 우려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헌기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공적 검증이 필요한 영역도 있지만 이런 식(외모 평가)으로 김씨를 공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여권의 대체적인 기류는 김씨 관련 논란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사생활을 문제 삼자는 게 아니다. 적어도 공적 영역에서 일할 때, 남편이 검사가 된 이후에 어떤 일을 했는지는 밝혀야 한다”며 “영부인의 자리는 국가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막강한 권력을 받기 때문에 검증의 절차는 필요하다. 그냥 넘어갈 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대선과 관련해 후보 뿐 아니라 배우자도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나왔다.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우자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80.2%, 배우자는 출마 당사자가 아니므로 검증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은 17.2%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68.2%가 김씨의 사생활 관련 논란을 검증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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