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된 삼양그룹 4세 경영, 후계자는 누구?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12.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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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에서도 사촌경영 이어질지 여부 관심사
김건호 휴비스 신임 사장 ⓒ휴비스 제공
김건호 휴비스 신임 사장 ⓒ휴비스 제공

김윤 삼양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건호 삼양홀딩스 상무가 합작계열사 사장에 올랐다. 본격적인 4세 경영이 막이 올랐다는 평가다.

휴비스는 최근 김건호 상무를 신사업과 사업 개발을 관장하는 미래전략담당 사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휴비스는 2000년 삼양사와 SK케미칼 화학·섬유 부문이 합작 출범시킨 화학섬유소재 전문기업이다. 김 사장은 휴비스에서 휴비스의 미래먹거리 발굴과 신성장동력 확보 작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 사장의 이번 승진으로 4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3년생인 김 사장은 미국 리하이대에서 재무학을 전공하고 JP모건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다 2014년 삼양홀딩스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후 화학 부문(AM)·비즈니스 유닛(BU) 해외 팀장과 글로벌성장 팀장 등을 거쳤다. 2018년부터는 삼양홀딩스 글로벌성장 퍼포먼스 유닛(PU) 수장(상무)에 선임돼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해왔다.

현재까지 삼양가 4세 중 경영수업을 받고 건 김건호 사장이 유일하다. 4세 중에서 그룹 지주사인 삼양홀딩스 지분(2.23%)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김 사장을 삼양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로 볼 수만은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양그룹은 그동안 특유의 사촌경영이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사촌경영이 시작된 건 2세대부터다. 고(故)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의 뒤를 이어 회장직에 오른 삼남 김상홍 명예회장이 1996년 아들이 아닌 동생 김상하 명예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준 게 발단이었다. 김상하 명예회장도 2004년 조카인 김윤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줬다.

이후 삼양그룹에는 사촌경영이 자리 잡았다. 현재 삼양그룹은 고(故)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과 차남 김량 삼양사 부회장, 김상하 명예회장의 아들 김원 삼양사 부회장,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 등 사촌 4인방이 이끌고 있다. 각각 핵심 계열사를 독자적으로 경영하면서 그룹 내 굵직한 의사 결정에 함께 참여하는 형태다.

재계에서는 김 사장 세대에서도 사촌경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김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4세들은 아직까지 경영에 발을 들이지 않은 상태다. 1986년생인 김 사장의 동생 남호씨는 현재 수학(受學) 중이다. 김량 부회장의 외아들 태호씨도 아직 그룹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김원 부회장은 아들이 없고, 김정 부회장의 장남 주형씨와 차남 주성씨는 각각 1997년생과 2000년생으로 나이가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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