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노조, 최태원 회장 면담 요청 까닭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12.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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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후 매각 우려…“사실상 구조조정” 반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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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에서 노사 갈등이 불거졌다. 최근 결성된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물적분할을 사실상 구조조정으로 규정하고 시위에 나섰다. 노조는 향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면담 등을 통해 요구사항에 대한 확답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분쟁의 시작은 SK에코플랜트가 지난 10월 이사회를 통해 플랜트 사업 부문에 대한 물적분할을 결정하면서다. 분할회사는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신설되는 BLH엔지니어링에 흡수합병된다. 분할합병기일은 2022년 1월17일이며, 분할합병된 신설법인명은 SK에코엔지니어링으로 결정됐다.

직원들은 당초 ‘SK에코플랜트 물적분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구성원 4000여 명 중 1200여 명이 신설법인으로 이동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이후 사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구성원들이 동의할 수준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 지난달 26일 노조를 결성했다.

노조는 이번 물적분할이 일종의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한다. BLH엔지니어링이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50.01%를 미래에셋증권과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에게 45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RCPS는 만기에 투자금 상환권과 보통주 전환권이 있는 주식이다. 사실상 절반만 SK그룹 계열사로 남게 되는 셈이다.

노조는 향후 분할회사가 매각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2015년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은 U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 TNS를 설립한 뒤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에 RCPS 50%를 매각한 바 있다. 이후 SK에코플랜트는 SK TNS가 투자금을 상환하도록 한 뒤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노조가 사측에 분할 신설법인이 1년 내 SK그룹 계열사 지위를 회복하지 못 할 경우 5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투자금 4500억원 상환책임을 SK에코플랜트와 신설법인이 절반씩 부담하라는 조건을 내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노조는 이밖에도 잔류와 이동을 직원의 자율 의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동을 선택할 경우 SK에코플랜트와 동일한 처우를 보장하고 위로금 성격의 보상금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런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본사 앞 소규모 집회와 1인 시위를 진행해오고 있다. 오는 17일 SK그룹 계열사 노조가 참여하는 대대적 시위가 예정돼 있다.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공개 메일을 보내고 면담을 요구하는 안도 계획 중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직원들과 설명회를 수차례 진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성원의 처우보장과 고용안정을 위해 투자자와 협의서를 체결하고 구성원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지속근로와 차별 없는 보상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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