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해소엔 매운 음식?…실제 효과는
  • 박선우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01.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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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각인 매운 맛 경감 위해 엔도르핀 분비돼
위염, 위궤양 등 위험 높일 수도
ⓒ픽사베이
ⓒ픽사베이

스트레스를 받은 날 매운 음식부터 찾는 사람들이 있다. 떡볶이나 마라탕, 짬뽕 등 매운 음식을 먹으며 땀을 잔뜩 흘리면 어느새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것이다. 매운 음식은 정말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까.

 

▲ 매운 맛 내는 ‘캡사이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매운 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에 속한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매운 맛을 내는 성분들이 혀의 표면에 달라붙고, 이에 따라 우리 뇌는 통증 경감을 위해 진통 효과를 지닌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된다.

엔도르핀은 통증 경감 뿐 아니라 일정 수준의 쾌감까지 가져다 주는 물질이다. 매운 음식 섭취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유다. 또한 아드레날린 호르몬의 분비로 땀을 통해 노폐물이 배출되는 과정에서 개운한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적당한 매운 맛이 주는 이점은 또 있다. 우리 몸에 있는 베이지색 지방은 평소엔 일반 지방인 백색 지방처럼 몸에 축적돼 비만을 유발하지만, 활성화되면 백색 지방을 태움으로써 비만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고추의 성분 중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바로 이 베이지색 지방을 활성화해 일반 지방을 태우는데 도움을 준다. 아울러 캡사이신은 혈관 손상을 야기하는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혈압을 감소시키기까지 한다. 

 

▲ 과한 섭취는 위 손상…암 위험까지

매운 맛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매운 음식을 너무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위 점막 손상, 위염·위궤양 유발 가능성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특히 평소 위장이 약한 사람은 캡사이신 섭취를 일정 정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캡사이신이 특정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거 미국암연구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캡사이신은 암을 유발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와 결합해 피부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여드름이나 안면홍조처럼 피부 질환을 가진 사람 역시 너무 매운 음식을 먹는 건 지양하는 것이 이롭다. 매운 음식으로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 맥박이 빨라지고 땀이 나는데, 이때 피부 혈관까지 확장돼 안면홍조 등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까닭이다. 또한 너무 늦은 시간에 매운 음식을 먹을 경우 몸에서 열이 발생해 숙면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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