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붕괴에 무너진 HDC현산, 시장 퇴출 가능성도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1.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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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직 사퇴에도 비난 여전…아이파크 보이콧 전국 확산
광주 건설 현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대형 사고와 관련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건설 현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대형 사고와 관련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7일 만에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안전 점검에 문제가 있다면 아파트의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은 여전하다.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기 전에 임시 기둥(일명 동바리)을 철거하는 등 부실시공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광주 학동 재건축 철거 현장 붕괴사고 7개월 만에 벌어진 대형 참사에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 보이콧 움직임도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 지역 내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진행 중인 모든 건축건설 공사를 중지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또 지역 내 사업 배제를 예고하기도 했다. 광주 내에서 추진하는 공공사업에 일정기간 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민간에서도 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 해지를 고려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당장 광주시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조합은 시공사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조합원들은 현대산업개발의 재건축사업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의 브랜드인 ‘아이파크’를 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이파크의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은 향후 정비사업 수주 등 경영 활동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그룹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HDC그룹 전체에서 주택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시장 퇴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7일 ‘가장 강한 페널티’를 내리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현대산업개발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하도급, 공사관리 등 구조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는 지에 대해 면밀히 조사한 뒤 제재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노 장관이 밝힌 ‘최고 수준의 제재’와 관련해 영업정지와 등록말소가 거론된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부실시공 업체는 건설업 등록 말소나 1년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이런 처벌은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公衆)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에 내려질 수 있다.

영업정지를 받게 되면 공공사업 수주와 민간 공사의 신규 수주 등 모든 영업 활동이 금지된다. 등록말소는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된다. 국토부는 그동안 단 한 차례 등록말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동아건설산업에 건설업면허를 취소한 것이다. 다만 동아건설사업은 처분 이후 면허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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