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48 ‘역대급’ 혼전 양상…판세 뒤엎을 마지막 변수는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1.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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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에 성패 달려…TV토론회도 마지막 승부처

“지금까지 이런 대선은 없었다.” 한 여권 인사가 내린 2022년 대선 평가다. 대선이 48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까지 어느 후보의 우세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혼전세가 대선 직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전망도 나온다.

선거까지 남은 48일 동안 판세를 뒤바꿀 만한 변수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선 야권 후보 단일화와 TV토론 성과 등에 따라 대선 국면이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현재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중도층 유권자의 표심이 단일화 여부나 TV토론 성과 등에 따라 특정 후보로 쏠릴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국민의당 안철수·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오른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50일도 안 남았는데 선두 후보 안 보여…“막판까지 결과 모른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어떤 후보도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회복세이긴 하지만 압도적 선두를 기록하진 못하고 있다. 두 후보는 오차범위 이내에서 접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도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기존의 양강 구도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NBS 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17~19일 조사, 1000명 대상) 결과, 이 후보 34%, 윤 후보 33%, 안 후보 12% 순을 기록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격차는 전주 9%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전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머니투데이 더300 의뢰, 17~18일 조사, 1001명 대상)에서도 두 후보 간 격차는 1.2%포인트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윤 후보 36.1%, 이 후보 34.9%, 안 후보 13.5% 순이었다.

이 같은 혼전세는 과거 대선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대선을 앞두고 길게는 100일 전부터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1위 후보의 윤곽이 나타나고, 선두 후보가 실제 대선에서 당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통상 대선 50일 전 즈음에는 유권자들의 관망세가 접어들고 각 후보로 지지세가 결집되는 현상이 관측된다. 이 때문에 정치평론가 사이에선 “판세를 예측하기 가장 힘든 대선”이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선거일이 임박할 때까지 판세를 점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거일 일주일 전까지도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는 유권자의 수가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19대 대선 사후 조사(2017년 5월10~11일, 1008명 대상)에 따르면, 선거 당일에 마음을 정했다는 응답은 7%, 1~3일 전은 10%, 4~7일 전은 15%로, 선거 일주일 이내에 투표 후보를 결정했다는 응답은 총 32%로 집계됐다. 19대 대선보다 이번 대선의 판세가 더 출렁거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기간 동안 대선 판세가 여러 차례 뒤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 19대 대선 사후 조사 ⓒ 한국갤럽
한국갤럽 19대 대선 사후 조사 ⓒ 한국갤럽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이재명 운명 결정되나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대표적인 변수로는 야권 단일화가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압도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성사 여부에 따라 선거판도 자체가 뒤바뀔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단일화에 성공한 후보는 상대 후보의 지지율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컨벤션 효과까지 누리게 돼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후보는 현재까지 단일화에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서로 완주를 자신하며 각자의 지지세 확장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향후 펼쳐질 수 있는 단일화 협상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몸값을 올려두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15% 안팎을 유지하거나 그를 넘게 된다면 단일화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두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실패한다면, 야권 분열로 인해 여권의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이재명 - 윤석열 - 심상정 - 안철수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 첫 TV토론회도 남은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힌다. 설 연휴를 앞둔 27일 두 후보의 양자 토론이 예고됐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상대 후보를 둘러싼 각종 ‘리스크’와 주요 공약과 관련해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를 직접 비교하는 일이 가능해진 만큼, TV토론회가 ‘설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TV토론에서는 ‘달변가’로 통하는 이 후보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결과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윤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토론에서는 후보의 언변 실력 이외에도 상대방의 도덕성에 흠집을 낼만한 이슈들이 조명 받게 될 수 있다.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형수 욕설 등이 재점화할 수 있고,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관련 논란에 다시 불이 붙게 될 수 있다. 단 안철수, 심상정 후보 등이 해당 TV토론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실제 토론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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