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찾은 윤석열, 다음은 ‘앙숙’ 유승민?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1.20 14: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선 과정에서 삿대질하며 충돌…극적 화해 가능성 ‘물음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원팀’을 만들기 위해 과거의 경쟁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MZ세대(2030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홍준표 의원과 중도·보수 성향의 유승민 전 의원을 캠프 요직에 앉혀 지지층을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홍 의원의 합류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과의 화합이 더 큰 난제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선 과정에서 삿대질까지 주고받으며 앙금이 쌓인 두 사람이 ‘전략적 화해’를 도모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난 19일 홍 의원을 만나 중앙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 자리를 제안했다. 홍 의원은 지난달 15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대구 지역 고문으로 합류했다. 그러나 선거가 48일 남은 이날까지 실질적인 지원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윤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홍 의원은 조건부 합류 의사를 밝혔다. 조건 중 하나가 전략공천이다. 홍 의원은 서울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으로선 난처한 요구다. 다만 대선이 박빙 양상으로 흐르며 홍 의원의 ‘몸값’이 높아진 상황인지라 캠프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의 더 큰 난관은 ‘유승민 카드’란 분석도 나온다. 홍 의원은 조건부 합류 의사라도 밝혔지만, 유 전 의원은 윤 후보에 대한 적대감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지난 경선에서 유 전 의원을 도왔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유 전 의원과 윤 후보)의 스타일이 상극이다. 유 전 의원이 디테일에 강한 ‘엘리트’라면 윤 후보는 그림을 크게 그리는 ‘형님형’ 리더”라며 “평소에도 유 전 의원은 측근이 아니면 사람을 잘 신뢰하지 않는다. 그런 유 전 의원이 자신과 신념도 성격도 다른 윤 후보를 적극 지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윤 후보와 유 전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연일 충돌했다. 유 전 의원이 윤 후보의 ‘미신 논란’ 등을 집요하게 공격하면서다. 지난해 10월5일 KBS 주최 제6차 국민의힘 대선 경선 TV토론회에서 유 전 의원이 “특정 부위(항문)에 침을 놓는 사람을 만나 본 적 있는가”라고 묻자 윤 후보는 눈살을 찌푸리며 “모른다”고 일축했다.

사태는 그 이후 벌어졌다. TV토론회 후 두 후보가 발언 내용을 놓고 언성을 높이다 삿대질까지 했다는 목격담이 나오면서다. 윤 후보 측이 “유 전 의원이 먼저 악수를 뿌리치고 갔다”고 언론에 입장을 밝히자 유 전 의원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어 댄 거나 사과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날 이후 유 전 의원과 윤 후보의 관계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이 있고 5일 뒤인 10월10일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신에 의존하고, ‘1일 1망언’으로 온국민의 조롱과 웃음거리가 된 후보, 경제와 안보에 무지한 후보가 과연 본선에서 이재명 (후보)을 이길 수 있겠나”라며 윤 후보의 자질을 문제삼기도 했다.

일각에선 윤 후보가 이준석 대표와의 ‘울산 회동’처럼 유 전 의원을 직접 찾아 화해한 뒤 종로에 유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과거의 적을 대선 ‘러닝메이트’로 활용하면 지지층을 확장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대선을 두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유 전 의원이 윤 후보의 ‘러브콜’을 수락할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측과의 연락을 피한 채 측근들과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해 시사저널은 유 전 의원에게 문자로 윤 후보 지지 및 회동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유 전 의원은 메시지를 읽은 뒤 답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