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 비노조·대리점도 ‘맞대응’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1.2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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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이어 노조·대리점연합도 파업 중단 촉구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택배노조 총파업 규탄 및 파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택배노조 총파업 규탄 및 파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 지부(택배노조) 파업이 4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택배노조는 연일 파업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설을 앞두고 택배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응해 비노조 택배기사와 대리점주들은 파업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비노조택배연합회 소속 택배기사들은 최근 ‘우리는 파업하지 않는다’는 인쇄물을 자신들의 택배차량 250여 대에 붙였다. 이들은 피해 고객들의 배송사 교체와 택배기사에 대한 인식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비노조 택배기사들은 또 오는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파업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파업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다.

파업 4주차를 맞은 택배노조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는 투쟁 수위를 높여 단식 및 상경 투쟁을 시작했다. 지난 18일에는 경기권 조합원 200여 명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자택 앞에서 거리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파업의 여파로 경기 고양시 성남시 이천시 광주시, 경남 창원시와 거제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설 연휴 배송 차질이 예상된다. 한진·롯데·로젠택배 일부 대리점이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파업으로 이관된 물량 배송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이에 맞서 대리점 등은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행동에 돌입했다.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도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합의를 왜곡하고 국민의 상품을 볼모로 수익 배분을 요구하는 택배노조가 수많은 택배종사자와 국민에게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노조 택배기사 1만2573명도 이런 성명에 동의하며 힘을 보탰다.

일부 택배 대리점은 ‘CJ대한통운 비노조’라고 적힌 마스크를 자체 제작해 착용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보내는 배송 완료 문자에 ‘파업과 태업을 반대한다’는 내용 담긴 이미지를 첨부하거나 소형 스티커를 제작해 택배 차량 등에 부착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소비자들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다며 파업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의 파업에 명분이 없다고 주장한다. 자사가 택배업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서다.

CJ대한통운은 업계 전체의 합의 이행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선도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가 요구하는 ‘직접 대화’에는 선을 긋고 있다. 택배기사는 대리점과 계약을 맺기 때문에 협상의 대상은 원청인 CJ대한통운이 아닌 대리점이라는 이유에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이고 계약 당사자인 대리점을 제외하고 교섭에 나서는 건 하도급법 위반”이라며 “대리점연합회와 노조가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택배노조는 지난해 12월28일 택배요금 인상분 분배 개선과 당일 배송 등의 조건을 담은 계약서 철회, 분류 도우미 투입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은 1650여 명으로 CJ대한통운 전체 택배기사 중 8%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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