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결제 문자’로 83억원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 中서 검거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2.01.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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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차려 놓고 역할 분담…경찰, 중국 공안과 공조 수사
A씨 일당이 보낸 허위결제 문자 ⓒ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A씨 일당이 보낸 허위결제 문자 ⓒ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중국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며 가짜 해외 결제 문자를 보내 수백명의 피해자로부터 83억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이 중국 공안에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6일 중국 공안과 협력해 30대 남성 A씨를 비롯한 한국인 6명과 중국인 4명 등 1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중국 저장성의 한 아파트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2019년 1월부터 최근까지 보이스피싱으로 한국인 236명으로부터 8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들에게 “OO몰 결제 승인완료, 본인 아닌 경우 연락 요망”이라는 내용의 허위결제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보내 문의전화를 하도록 유도했다. 전화가 오면 소비자보호 센터, 수사기관 등을 사칭해 “개인정보가 유출돼 추가 피해가 우려되니 계좌에 남아있는 돈을 안전 계좌로 옮겨야 한다”고 속여 이체받는 수법을 이용해 돈을 가로챘다.

A씨가 총책인 해당 조직은 허위결제 문자를 무작위로 전송하는 DB(Data Base)팀과 피해자들과 통화를 하는 기망팀으로 나뉘어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한국인 4명은 이미 과거 보이스피싱 범죄로 수배 중이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A씨 일당이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국가정보원과 함께 3개월간 각종 증거를 수집한 뒤 저장성 공안청과 공조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공안청은 경찰로부터 A씨 일당에 대한 수사 자료를 넘겨받고, 지난해 11월 5일 수사를 시작한 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달 2일 콜센터를 급습해 A씨 일당을 모두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일당은 최근 구속 상태로 기소돼 중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수사한 내용을 중국 현지 경찰 주재관을 통해 공안과 공유, 협조해 현지 콜센터를 단속해 보이스피싱 일당을 붙잡은 국제공조의 모범사례”라며 “앞으로도 국제공조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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