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토론] 결국 ‘기승전대장동’?…‘한 방’ 없었던 마지막 공방전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3.02 23: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선관위 마지막 TV 토론회…尹‧李 고성 주고받으며 대립
沈 “다당제 정치” 安 “능력” 내세우며 마지막 지지 호소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선 후보 4인이 2일 사전투표 전 마지막 TV토론에서 복지와 재정 등 사회 정책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토론 말미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이 화두에 오르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고성을 주고받았지만, 전반적으로 ‘실언’을 최소화하려는 듯 후보들 모두 방어적인 태세를 취했다.

이재명 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여야 대선 후보 4인은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세 번째 TV토론에서 격돌했다. 오는 4∼5일 진행되는 사전투표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TV토론으로, 토론의 주제는 복지 정책과 재원 조달 방안, 인구 절벽 대응 방안 등을 포함한 사회 분야였다.

토론의 포문은 심 후보가 열었다. 심 후보는 여야가 ‘실탄’은 확보하지 않고 무분별한 ‘복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땅한 증세 계획은 밝히지도 않은 채 무분별하게 복지 확대만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5년간 (소요 재원이) 266조원인데 과소 추계와 지방 공약 예산을 빼고 감세도 빼고 얼추 계산하니 400조원이 넘는다”며 “종합부동산세, 주식양도세를 5년간 60조원 감세하면서 복지를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필요하면 증세도 해야 하고 국채발행도 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 경제가 지금 초저성장 시대에 있으므로 원칙은 경제를 원활하게 성장시켜야 복지 재원이 많이 산출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가 내놓은 복지 공약도 비판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에게 “증세계획이 있는가”라고 묻자 이 후보는 “저희는 증세자체를 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증세를 얘기하는 저보고 ‘좌파적 관념’이라고 얘기하고 증세는 ‘자폭행위’라고 말할 때 제가 깜짝 놀랐다”며 “윤석열 후보에게 들을 만한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비겁하고 무책임하다고 본다”고 비난했다. 이에 이 후보는 “그런 말 한 적 없다. 거짓말 하시지 마라”고 맞받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토론 중반부 ‘페미니즘’이 화두에 오르자 윤 후보가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윤 후보는 그간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등 공약을 발표하며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여성 정책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께서 저출생의 원인을 얘기하다가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 된다, 그래서 저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셨다”며 “후보님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이 뭐고, 페미니즘이 남녀 교제에 영향 준다, 못 만나게 만든다 이 생각을 여전히 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이 후보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한 뒤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건,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며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심 후보 역시 “윤 후보께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일부라는 놀라운 말씀을 하셨다”며 동의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잠잠하던 TV토론회는 ‘대장동’이 화두에 오르면서 분위기가 과열됐다. 윤 후보가 돌연 주제에 없던 ‘대장동 녹취록’을 차례대로 열거하면서 이 후보를 맹비난하면서다. 윤 후보는 ”국민들은 (이 후보가 대장동 사건에 관련됐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이런 후보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노동의 가치, 나라의 미래를 얘기하는가. 국민을 가볍게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에 “벌써 몇 번째 우려먹는지 모르겠다”며 “대선이 끝나도 특검에 동의해주시고,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 당선이 되더라도 책임을 지자. 동의하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제대로 수사도 안 되고, TV토론 이후 나온 자료를, 새로 언론에 나온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가 4차례에 걸쳐 “(특검에) 동의하는가”라고 재차 말을 끊으면서 두 후보간 거친 고성이 오갔다.

양당 후보가 서로를 향한 날선 비판으로 토론회를 마무리한 가운데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안 후보는 “코로나19 방역이나 교육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이나 글로벌 감각, 국군통수권자로서의 군 복무 경험까지도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런 모든 걸 갖춘 후보”라며 양당 후보와의 차별성을 내세웠다. 심 후보는 “기득권 양당 정치를 시민의 삶을 지키는 다당제 정치로 바꾸고 싶다”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