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코리아, 노사 분쟁 벌어진 까닭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3.0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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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우려” 윈저 브랜드 매각설에 촉각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디아지오코리아노동조합은 지난달 25일 총파업 투쟁 출정식을 가졌다. ⓒ한국노총 제공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디아지오코리아노동조합은 지난달 25일 총파업 투쟁 출정식을 가졌다. ⓒ한국노총 제공

세계 최대 주류업체 영국 디아지오의 한국 자회사인 디아지오코리아에서 노사 갈등이 불거졌다.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디아지오코리아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최근 총파업 투쟁 출정식을 가졌다. 노조가 실력 행사에 나선 주된 배경 중 하나는 2022년도 임금협상이다. 노조는 2020년과 지난해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오랜 위스키 시장 침체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 악화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약 85% 증가하는 등 개선되면서 노조는 임금 7% 인상을 제시했다. 반면 사측이 내놓은 인상률은 2.8%였다. 양측은 지난해 7월부터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노조는 지난달 7일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 약 97%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임금협상과 함께 지난해 말 사측이 도입한 ‘신인사제도’도 노조의 반발을 키웠다는 평가다. 성과제 확대 및 승진 평가 방식 변경이 이 제도의 골자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인사제도 도입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신인사제도 도입으로 영업직 노동자는 보직 변경을 하지 않는 한 승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특히 디아지오코리아의 브랜드 매각설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디아지오코리아가 윈저 브랜드를 물적분할해 사모펀드인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PE)-메티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하 베이사이드컨소시엄)에 매각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거래가 성사되면 윈저의 제조 및 판매와 영업권 등 모든 국내 사업 권한은 베이사이드컨소시엄에 넘어가게 된다. 이 경우 디아지오코리아에는 조니워커 등 일부 위스키 부문과 중국 백주인 수이징팡, 흑맥주 기네스 등을 판매하는 사업만 남게 된다.

노조는 전체 매출의 55% 가량을 차지하는 윈저 브랜드가 매각 시 인력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이 동반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앞서 세 차례의 구조조정을 벌인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노조의 불안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측은 매각설에 대해 노조에 “사실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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