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노인 빈곤율, 첫 30%대 기록…‘기초연금 영향’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3.0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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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통계청 자료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경로당 앞 ⓒ연합뉴스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경로당 앞 ⓒ연합뉴스

OECD 최고 수준이었던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 감소 배경에는 기초연금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노인 빈곤율)은 2020년 38.9%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5%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노인 빈곤율이 30%대로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2011년 46.5%에서 2012년 45.4%, 2013년 46.3%, 2014년 44.5%, 2015년 43.2%, 2016년 43.6%, 2017년 42.3%, 2018년 42.0%, 2019년 41.4%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전반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줄곧 40%대였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소득수준이 중위소득의 50%(상대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30%대로 낮아지긴 했지만 OECD 회원국 평균 13.5%(2019년 기준)의 약 3배이자 OECD 최고 수준이다. 대다수 OECD 국가들의 노인 빈곤율은 10% 안팎이다. 상대적으로 노인 빈곤율이 높은 편인 미국과 호주, 일본도 20%대에 그쳤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 추이 ⓒ통계청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 추이 ⓒ통계청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낮아진 데는 2014년 7월 도입한 기초연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의 하나다.

기초연금 도입 초기인 2014년에는 대상자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했지만 이후 금액이 불어나 2021년부터는 월 30만원을 주고 있다. 올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기초연금액 산정을 위한 기준금액)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2.5%)을 반영해 작년보다 월 7500원 오른 월 30만7500원이다.

시민단체들은 현행 월 약 30만원인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해 소득대체율 10% 수준을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노년알바노조는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하위 70%를 대상으로 하며 소득, 부부 동시 지급, 국민연금, 부동산, 금융재산, 기초수급액 등에 따라 차등·감액 지급되고 있다”며 “국민연금 수급액도 적은 상황에서 기초연금 30만원조차 깎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모두 기초연금을 1인당 월 4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따라서 차기 정부 출범 후 ‘기초연금 40만원 시대’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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