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성금에 빈집털이까지…산불 피해자들 우롱한 범죄 기승
  • 박선우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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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공식 SNS 가장해 성금 모금 시도…발각되자 계정 삭제
지난 6일 경북 울진군 신화2리 화재현장에서 한 주민이 화재로 무너져내린 자신의 집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경북 울진군 신화2리 화재현장에서 한 주민이 화재로 무너져내린 자신의 집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울진에서 일어난 초대형 산불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혼란한 틈을 노린 사기, 절도 행각이 잇따랐다.

11일 울진군 등에 따르면, 최근 울진군 공식 트위터 계정을 사칭해 산불 피해자를 위한 성금을 가로채려는 시도가 발생했다. 해당 계정은 ‘울진군’이란 계정명을 사용했으며, 계정 프로필 사진에는 군청 건물 및 로고 사진을 등록해 뒀다. 또한 “이번 재앙이 끝날 수 있도록 기도 한번씩 부탁드리겠다”는 글도 게재했다.

해당 계정은 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이름 및 계좌번호, ‘울진군민 화재 복지 모금’이라는 문구를 남겨뒀다.

해당 사기 행각은 성금 기부에 동참하려던 시민들의 제보로 일단락됐다. 60대 여성 A씨는 11일 “송금을 하려고 보니 예금주가 개인 이름 뜨는 게 이상해 제보했다”며 “안 그래도 삶의 터전을 잃고 절망한 군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 아닌가”라고 분개했다. 울진군청 역시 해당 계정은 울진군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울진경찰서 측에서 수사하고 있다. 울진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사건을 인지한 후 해당 계좌로 송금받을 수 없도록 폐쇄시키니 트위터 계정을 삭제하고 사라졌다”며 “피해 사례를 조사 중이지만 다행히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없었다. 추가 피해 확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7일 울진경찰서는 산불 확대로 주민이 대피한 빈집에서 절도를 시도한 40대 여성 A씨를 구속하기도 했다. A씨는 산불이 시작됐던 지난 4일 오후 10시30분쯤 자원봉사자로 위장해 산불 피해 지역에 위치한 주택 2곳을 돌며 금품을 절도하려다 집주인에게 발각된 바 있다.

울진경찰서 관계자는 A씨의 범행동기에 대해 “대구에서 (울진에) 불난 걸 보고 빈집이 많이 있겠다고 생각해 사전에 계획을 하고 왔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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