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도 일반 의료체계에 포함시켜야
  • 윤방부 연세대의대 명예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3.22 07:30
  • 호수 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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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처럼 빨리 진단하고 치료하고 관리하는 게 필요
의료체계 제대로 확립하는 게 시급

‘코로나19’는 전염병이다. 전염병이란 병원체가 인간이나 동물의 몸속에서 증식해 다수에게 전파되는 질병이다. 여기서 병원체란 바이러스·세균·진균·기생충 등을 말한다. 인간 질병의 초기 역사에는 세균이 대세를 이뤄 페스트, 나병, 수인성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바이러스’가 대세인 전염병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혹 어떤 다른 병원체가 나타나 수많은 인류를 괴롭힐 수는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결국 바이러스가 전염병원체의 주체라고 생각된다.

최근에 문제가 된 AIDS, 사스, 메르스, 인플루엔자(독감), 또 지금 창궐하는 코로나19 등이 모두 바이러스다. 이뿐만 아니라 전염병이 아닌 암이나 잘 해결되지 않는 희귀중증질환들도 바이러스가 주범이라고 생각되는 시대다.

ⓒ시사저널 박정훈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1328명으로 집계된 3월17일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승강장 안내판에 신규 확진자 정보가 나오고 있다.ⓒ시사저널 박정훈

백신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 것은 분명

질병의 발생(전염병 포함)에는 의학적으로 3대 요소가 있다. ‘숙주’(인간·동물 등)와 ‘병원체’(바이러스·세균 등)의 싸움에 그 지렛대인 ‘환경’이 있다. 환경이 어느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숙주가 이길 수도 있고, 또 병원체가 이길 수도 있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우 현재까지 숙주인 인간에게 취해진 여러 조치는 예방접종, 개인위생이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백신의 발명(화이자·모더나 등)은 ‘이제 이 지긋지긋한 전염병도 끝났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심지어 달에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것보다 더 감격적인 인류의 업적으로까지 치부됐다. 더욱이 지금까지 전염병 관리에서 사용됐던 원칙, 즉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해 각 나라는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그러나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60% 이상이 백신을 맞아도 이 전염병의 큰 줄기는 잡히지 않아 2차에 부스터샷까지 권장됐다. 그 결과, 코로나19를 완전 박멸하지는 못했으나 발생률, 특히 위중증률과 병원 입원율, 사망률 등은 의미 있게 하락했다. 치명률(사망률)은 1.33%(세계 평균)였고,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등은 1.2% 정도였다.

결론적으로 백신은 일부 부작용과 그로 인한 사망자 발생도 있었으나, 이 전염병의 게임 체인저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어떤 면에서는 코로나19 공포에서 다소 해방시켜줬다고도 볼 수 있다. 병원체인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에 대항해 돌연변이를 거듭하며 알파, 베타, 감마, 델타가 나오더니 지금은 오미크론이 나와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주종인 오미크론은 전염력에서 발군의 힘을 발휘해 기존 종류에 비해 1.5~3배의 전염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만 봐도 하루에 60여만 명의 전국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돌연변이로 나왔던 바이러스의 능력은 첫째 전염력, 둘째 위중증률, 셋째 백신에 대한 효과 등으로 평가되는바, 오미크론은 전염력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고, 예방접종 후에 생기는 중화항체가 오미크론에서는 특히 약하다. 물론 앞으로도 돌연변이를 통해 여러 변이의 출현은 항상 가능하다.

환경에 포함되는 것은 의료시설, 의료 수준, 정책과 행정, 언론, 법, 경제, 과학, 연구력 등등 사람이 살아가는 제반의 환경이 다 포함된다. 그동안 의학적 연구를 통해 백신을 개발했고, 의료시설을 확충하는 등 적절한 운영 등이 있었고, 의료인들의 희생 등도 간과할 수 없다. 세계 각국도 행정체계, 정책 등을 통해 숙주 쪽에 힘을 보탰다. 오직 전염병인 코로나19에만 거의 모든 환경적 노력을 기울이다 보니 인간의 삶은 엉망이 됐고, 또 사회를 살아가는 기본 틀도 많이 변형됐으며, 특히 경제(먹고사는 문제)에 소홀했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항상 해왔던 삶의 방식, 사회활동, 심지어 코로나19로 사망한 가족의 장례에까지 전염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희생이 강요됐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이러한 선의의 정책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각종 시위를 포함한 행위가 있었다. 더군다나 잠깐도 아닌 거의 2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행동을 제한당하고, 쫓기고, 위축되다 보니 일부는 정신적인 우울증까지 생기고,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이른바 ‘멘붕’ 상태로까지 번졌다. 아울러 ‘먹고사는 문제’가 경제활동 위축으로 발생하다 보니 우리 사회는 ‘전염병 발생 → 행정 조치 → 삶의 위축 → 정신적·사회적 위기감’ 등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누적확진자 1000만 명일 때 하강국면 올 듯

그러면 언제 우리가 정상적인 삶을 다시 누릴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제한 없는 사회생활 등을 언제,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다.

첫째로는 인구의 20%(1000만 명)가 감염됐을 때 가능하다. 왜냐하면 현재 각 나라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때가 정점에서 하강하는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현재 추세로 볼 때, 3월말쯤이 이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4월초에는 코로나19 발생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현재부터 하강국면 때까지, 또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하면 될까? 여기서 중요한 것이 의료체계를 제대로 만드는 일이다. 첫째로 진단체계 확립, 둘째로 확진자 처리, 셋째로 회복 후 처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신속항원검사, PCR, 자가 테스트 등의 적극 활용으로 신속히 환자를 진단하고, 또 확진된 환자를 신속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병상 확보, 생활치료센터, 재택치료 등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치료약 확보다. 현재 화이자에서 만든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감염 후 3일 이내에 하루 2회 5일간 먹으면 위중증으로 가는 확률을 80~90% 낮춘다. 따라서 지금은 확진자, 기저질환자, 연령 등을 고려해 처방하는데, 확진자 중 누구든 원하거나 의사가 볼 때 필요하면 투여하도록 해야 한다.

큰 틀로 말하면 오미크론 대처는 인플루엔자 관리처럼 일반 의료에 하루빨리 포함시켜 진단하고,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국민에게 코로나19(오미크론)가 독감 정도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 다른 질병처럼 일반 의료체계에서, 즉 원하는 의료기관에서 봐주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요, 최고라 생각한다.

아울러 코로나 이전의 삶, 즉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는 것이 의학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여러 사회적 제반 사항을 고려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부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 일반 의료체계로 전환될 때까지 부족함을 골라 도와주는 반능동적·간접적인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설령 엔데믹에서 다시 팬데믹이 오는 최악의 상황이 되더라도 변함없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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