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밀어붙이는 국힘 vs 버티는 민주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3.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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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文대통령 못 지킨 광화문 대통령 약속 지키게 협조해야”
윤호중 “용산 이전은 민생에 백해무익…레임덕 아닌 취임덕”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3월17일 용산 국방부 청사 모습 ⓒ시사저널 최준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3월17일 용산 국방부 청사 모습 ⓒ시사저널 최준필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발표에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키지 못한 광화문 대통령 약속을 이행할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집무실 이전 계획은 민생에 백해무익”이라며 즉각 철회를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새 정권의 발목을 잡는 데 혈안이 되면 안 된다”며 “문 대통령의 ‘광화문 대통령’ 약속을 이제라도 지킬 수 있도록 마땅히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과거 문 대통령의 ‘광화문 시대’ 공약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권 출범과 함께 이 국민과의 약속은 휴지조각이 됐다. 공약 파기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 역시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5년 전 문 대통령의 약속과 지금 윤 당선인의 약속은 그 목적과 취지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면서 “어떤 공약의 정책이든 반대 의견이 없을 수는 없지만 반대를 위해 이전 비용이 1조원 이상 소요된다거나 헬기장을 미군이 통제한다는 등의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것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익을 해치는 행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짜 정치 개혁은 협치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드린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비대위회의에서 윤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꼬집어 “국민은 하루하루 불안하고 고통스러운데, 당선인이라는 분이 새 집을 꾸밀 궁리만 하고 있으니 참담하다”며 “(이전 계획은) 민생에 백해무익하고 국가안보에 재앙과 같은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장은 “윤 당선인은 당선 열흘 만에 불통 정권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며 “이러니 미국에서는 ‘한국에 K-트럼프가 나섰다’는 말이 떠돌고, 항간에는 ‘레임덕이 아니라 취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비난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용산 청와대 시대는 인근 재건축‧재개발의 올스톱을 의미하고, 강남 일부 지역 아파트 옥상에는 방공포대 설치도 불가피할 것이다. 용산 일대는 대통령 이동 행렬로 상시 교통마비가 될 것이고 용산공원도 경호를 핑계로 개인 공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어디에 청와대가 있든 국민은 일을 열심히 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취임도 전에 집무실을 옮길 궁리부터 하는 건 국민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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