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 찾아보겠다”
‘YS(김영삼) 셋째 아들’로 불렸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1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한때 ‘대권 잠룡’으로 분류됐던 김 전 장관이 여의도를 떠나면서 민주당 내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용퇴론’에도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이제 정치인의 생활을 청산하고 국민 속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를 정치에 뛰어들게 만들었던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생활정치의 시대가 왔다면 나는 거기에 적합한 정치인인가를 자문자답해봤다”며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을 더이상 걷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다른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2011년 부산으로 귀향해 일당 독점의 정치풍토 개혁과 추락하는 부산의 부활에 목표를 두고 노력해왔다. 부산의 변화가 전국의 변화를 견인한다고 믿었다”며 “그 목표는 절반쯤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아직도 기울어진 운동장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힘당 후보라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방심은 곤란한 지역이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 부활의 큰 전환점이라고 생각하고 추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 건설, 가덕도신공항 건설 등도 이미 성과를 냈다”며 “문재인 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을 맡아서는 북항재개발 1·2단계 사업계획과 부산신항 추가확장계획을 모두 확정지었다. 또한 부산에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고 무너진 해운산업을 재건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김 전 장관은 “저는 이제 정치인의 생활을 청산하고 국민 속으로 돌아가려 한다”며 “오랜 기간 과분한 평가로 일하도록 만들어주신 서울과 부산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놀랍도록 빨리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공부하면서 젊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도 찾아보겠다. ‘인생은 짧고 할 일은 많다’라는 단순한 경구를 되새기면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개혁성향의 ‘86그룹’ 정치인이다. 1987년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여의도에 진출했다. 김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로 불리며 청와대 정무비서관까지 지냈다. 2003년 김부겸 의원 등과 한나라당을 탈당하며 ‘독수리 5형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지만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창조한국당에 입당했다. 당시 문국현 후보를 지원했다가 당 운영방식을 문제 삼아 탈당했다.
2010년 민주당으로 복당, 문재인 정부에서는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서울 광진갑 지역구에서 재선했고 고향인 부산에서 3선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 4·7 보궐선거 당시 부산시장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