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박홍근 vs ‘단합’ 박광온…‘공룡 야당’ 이끌 원내사령탑은?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3.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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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오는 24일 새 원내대표 선출…‘이낙연계-이재명계’ 세 다툼 양상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박홍근 의원(왼)과 박광온 의원 ⓒ시사저널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박홍근 의원(왼)과 박광온 의원 ⓒ시사저널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2파전’ 양상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이재명계 박홍근 의원이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낙연계 박광온 의원은 ‘단합’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172석 ‘거대 야당’의 키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여야 관계가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원내대표 선출 방식으로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를 채택했다. 별도의 입후보 절차 없이 172명 중 지지하는 의원 1명을 적어내는 방식이다. 대선 패배 직후 원내대표 선출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에 당선을 위한 별도의 모임이나 지지 행사도 금지했다.

그럼에도 물밑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는 모양새다. 먼저 박홍근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 의원은 이재명 후보 경선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친이재명계 인사로 분류된다. 원내대표가 되면 여권의 정치보복을 저지하겠다는 게 박 의원의 포부다. 그러면서 민주당 일각에서 우려하는 ‘문재인·이재명 탄압 수사’를 적극적으로 방어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향한 탄압 수사만큼은 반드시 막아내고, 국민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으로 지켜야 한다”며 “정치 보복과 검찰 전횡이 현실화되면 모든 걸 걸고 싸우겠다”고 했다. 또 “정치개혁과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기득권을 청산하고 공정한 사회질서를 만드는 일에 필요한 입법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친문재인·이낙연계인 박광온 의원도 출마 결심을 굳혔다. 박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 시절 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에서 일했다. 평소 온건하고 차분한 스타일로 박홍근 의원과는 다른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며 ‘단합’과 ‘탕평’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박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당의 단합을 더욱 다져가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우리가 단합하고 반성하고 쇄신할 때 국민은 진정성을 받아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정하고 따라오라는 식의 정치문화는 바꿔야 한다”며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과 정책 선택의 과정에서 국민의 대표 심부름꾼인 의원들의 의사가 꼭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원내대표 선거가 임박하면서 이낙연, 이재명 양 팬덤(fandom) 간 세 다툼 양상도 보인다. 상대 의원을 향해 ‘문자 폭탄’을 보내는 일까지 벌어지자 당 수뇌부가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선거운동 방식에 있어서 계파 간 모임, 줄 세우기 이런 것들을 엄격히 금하기로 했다”며 “위반한 후보에 대해선 선관위가 규정대로 엄격하게 준수해 달라는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양대 계파 간 다툼이 확산할 경우 ‘제3의 다크호스’가 깜짝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 정세균계 안규백 의원과 이원욱 의원, 이해찬계 김경협 의원도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특히 같은 정세균계인 안 의원과 이 의원이 단일화를 통해 ‘막판 뒤집기’를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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